▲ 2022년 3월 기준 미국의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비경제활동인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안타증권 보고서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노력에도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일 낸 ‘경제지표, 해석에 대한 논란과 판단 보고서’에서 “물가통제에 방점을 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따라 상반기 빅스텝(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것)의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으나 하반기 경기둔화 가능성에 동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경제지표가 코로나19 이전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인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정 연구원은 바라봤다.
실업률이 코로나19 전보다 낮아지고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1년 전보다 높아졌지만 연준에서 참고하는 물가상승률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시장 전망치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물가 외에 개인소득 등도 함께 고려해 산출한 지수로 사실상 개인의 실질임금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실질임금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발적 이직과 구매력 둔화는 이미 예정돼 있다”며 “실질임금의 감소로 실질적으로 소비지출 위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전망에서 소비의 체질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경제활동참가 인구의 부진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 연구원은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되는 것은 퇴출된 근로자가 여전히 고용시장에 재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 고용시장의 왜곡현상은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개념의 경제지표뿐 아니라 심리지표에서도 ‘부진의 시작’으로 해석할 수 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심리 기대지수는 코로나19 시작 뒤로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자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도 3월 기준 57.1로 2월보다 소폭 하락했다.
3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CCI)는 2월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으나 추후 전망지수는 코로나19 시국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비영리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에서 미국 5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설문조사는 차량구매계획, 이자율전망, 휴가계획 등 소비자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항목을 묻는다.
정 연구원은 “당장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심리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통화정책은 경기 위축에 대한 방어보다는 물가통제의 성격이 강한 만큼 경제성장의 동력 약화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