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제철이 폐기물을 철강 생산 공정에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제철소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올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제철은 현재 패각과 우분을 철강 생산 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패각은 굴과 조개 등의 껍데기를 말하는 것으로 현대제철은 고로 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패각을 가공해 만들어진 석회 분말을 소결(燒結)공정에 활용하는 것이다. 소결공정은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고로 투입에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철광석 소결 과정에서 석회를 첨가하면 고로 공정에서의 생산성 향상, 연료비 절감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석회 사용은 필수적이다.
패각 활용을 위해 현대제철은 2014년부터 소결 공정에서 패각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2019년에는 여수 지역 패각 가공사인 여수바이오와 석회석 대체용 패각 생산 및 재활용환경성평가를 위한 협업을 진행했으며 2021년 9월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이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려진 패각 약 92만 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하면 이산화탄소 41만 톤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다른 회사의 부산물을 이용하는 방식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을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생산공정에 적용했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황, 인)을 더욱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 결과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제철세라믹(재활용업체) 등 3개 회사는 2020년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2021년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 규모의 형석대체품을 사용하여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해당 신기술은 지난해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 같은 해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8월31일 최종 승인됐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형석을 전량 남미나 중국 등 해외 수입에 의존 하고 있는데 폐수슬러지를 통해 사용량을 점차 줄이기로 했다.
이외에도 우분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기술을 생산 공정에 적용할 계획도 세웠다.
현대제철은 농식품부·농협중앙회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부터 우분 고체연료를 대탕도(쇳물 배출용 통로) 내화물 건조용 열원으로 사용하면서 조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검증이 된다면 앞으로 고로 연료로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1톤의 우분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4톤의 축산 폐기물이 재활용되면서 1.5톤(tCO2)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환경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분은 해마다 2200만 톤 정도가 발생하지만 대부분이 퇴비로 활용되며 연간 200만 톤(tCO2) 이상의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왔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