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과 MZ세대 공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행장은 KB부코핀은행의 IT인프라와 통합 애플리케이션 구축으로 디지털 기반을 다지고 최근 MZ세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걸그룹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9일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KB부코핀은행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채널에 걸그룹 에스파가 등장하는 '넥스트레벨 뱅크' 영상을 게시했다.
에스파는 M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걸그룹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도 많은 팬들이 있다.
에스파는 2021년 하반기부터 KB국민은행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KB국민은행 해외법인의 공식 홍보대사로 임명돼 현지광고에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에스파는 4명의 실제 멤버와 이들의 아바타를 결합해 뮤직비디오, 패미팅, 콘서트 등에서 함께 활동하고 메타버스 가상공간까지 폭을 넓히고 있어 디지털과 MZ세대를 공략하려는 KB부코핀은행의 전략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 해외사업의 중심축이다. 다만 2020년 인수 이후 아직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행장은 KB부코핀은행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MZ세대 공략과 디지털 전환에 힘쓰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현지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올해 안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아우르는 KB부코핀은행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인도네시아의 MZ세대를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고객을 확대한 것처럼 KB부코핀은행도 통합앱을 통해 인도네시아 비대면 금융시장을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이와 함께 'NGBS(차세대은행시스템)'으로 명명된 IT인프라 구축작업도 진행하면서 인도네시아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코로나19로 대면영업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부터 KB국민은행장을 맡고 있는 이 행장에게 KB부코핀은행의 빠른 정상화는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 행장이 핵심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은 글로벌 사업의 성패가 KB부코핀은행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KB부코핀은행에 투입한 자금은 인수 및 유상증자를 합해 모두 1조2천 억 원에 이른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해외사업 부문에서 507억 원 순손실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KB부코핀은행이 2021년 순손실 2726억 원을 내면서 적자폭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다만 KB국민은행의 KB부코핀은행 보유 지분율이 67%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KB국민은행 연결재무제표에 계상되는 부코핀은행 순손실은 1825억 원이다.
이를 반영할 경우 지난해 KB국민은행 해외법인 전체 순이익 합계는 약 390억 원으로 추정된다.
KB부코핀은행이 아직까지 적자를 내고 있지만 2020년 8월 인수 당시부터 '배드뱅크(부실은행)'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정상화 과정에 착수한지 아직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KB부코핀은행을 언급하면서 "배드뱅크 정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우리 주주가치를 높이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는 의욕을 가지고 있다"며 "3~5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차근차근 그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