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3-29 15: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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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형일 11번가 CEO 내정자가 2023년 11번가의 성공적 상장을 이뤄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이를 위해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고 성장성을 높이는 데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 하형일 11번가 CEO 내정자.
29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가 최근 2년 연속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향후 상장 때 높은 몸값을 평가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1번가는 2020년에는 매출 5456억 원에 영업손실 98억 원, 2021년에는 매출 5614억 원에 영업손실 694억 원을 냈다.
아마존과 협력, 구독서비스 ‘우주패스’ 출시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투자에 비해 매출이 크게 상승하지 않아 11번가의 향후 성장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놓고 11번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마존과 협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며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하며 향후 성장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11번가는 최근 CEO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도 노리고 있다.
새로 11번가 CEO를 맡는 하형일 내정자는 SK텔레콤에서 투자유치, 사업개발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2022년 한 해 11번가의 실적을 반등시키고 성장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 내정자는 2018년 SK텔레콤에 합류한 이후 자회사의 투자유치 및 신사업발굴 등을 전담해 왔다.
하 내정자는 11번가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내면서 2021년 8월 11번가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에서 아마존이 판매하는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글로벌스토어’를 출시를 주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하 내정자는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11번가는 이미 아마존과 아마존글로벌스토어를 통해 사업협력을 하고 있다.
SK스퀘어로 분할되기 전 SK텔레콤은 2020년 11월 아마존과 손잡고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로 했는데 이때 사업성과에 따라 아마존에 11번가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아마존이 아직 11번가의 신주를 인수하지 않은 만큼 하 내정자는 아마존을 11번가의 투자파트너로 맞아 보다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마존으로부터 투자를 이끌어 낸다면 11번가의 국내 전자상거래시장 입지 강화에도 한층 힘을 받을 수 있다.
하 내정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거쳤다. 맥쿼리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업계에서 오래 일하다 2018년 SK텔레콤의 투자담당조직인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Corporate Development) 그룹장으로 합류했다.
하 내정자는 2018년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2020년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또 2021년에는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합작법인 우티를 설립하고 원스토어가 마이크로소프트, 도이치텔레콤캐피탈파트너스(DTCP)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를 받는 데에도 기여했다.
하 내정자는 24일 11번가 CEO에 내정됐고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정식 취임하게 된다. 그는 CEO에 내정되면서 “11번가는 앞으로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2023년에 기업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뒀다.
11번가는 2018년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때 국민연금·새마을금고·H&Q코리아로 구성된 컨소시엄 ‘나일홀딩스’에 지분 18.2%를 매각하고 5천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이때 5년 안에 기업공개(IPO)를 한다는 약정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1번가 관계자는 “상장 목표시기는 정해져 있지만 상장과 관련한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