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려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과 미국 사이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외국인 자본이 국내에서 빠져나가 국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음 한국은행 총재 임명이 늦어질 수 있는 상황도 기준금리 조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4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는 1.9% 수준까지 인상되고 내년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8%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한국은행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주춤하는 동안에 미국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된다면 올해 연말 두 나라 사이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오는 조치를 취해왔다.
금융업계에서는 당장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15일 공개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다만 다음 한국은행 총재 인선이 늦어져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 한국은행 총재가 부재할 수도 있다는 상황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한국은행 총재 임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다면 3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자리는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인 한국은행 총재가 부재하면 금융통화위원들이 순번에 따라 의장을 대행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4월 의장을 맡게 되는 금융통화위원은 주상영 위원이 된다. 주 위원은 금리 동결을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주 위원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서 꿋꿋하게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동안 비둘기파는 주 위원 한 명에 불과했지만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금융통화위원이 한 명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주 위원이 주재하는 당일 금융통화위원회 분위기에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은 합의제 의결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가 경제 종합 상황을 고려해 운영해 나갈 것이다”며 “총재 공백이 됐다고 해서 통화정책이 멈추거나 실기하거나 하는 우려는 기우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