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으로 북유럽 및 동유럽의 안보위기가 확산되면서 현대로템의 방산사업에 기회가 오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폴란드의 인근인 우크라이나 서부까지 포격을 가하면서 안보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우크라이나 인접국가인 노르웨이와 폴란드의 군비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여 현대로템의 K2 전차의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일대와 남부 흑해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지대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러시아군은 현지시각으로 13일 오후 우크라이나 야보리우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야보리우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서 동쪽으로 불과 25km 떨어진 도시다.
마르신 프지다츠 폴란드 외무차관은 최근 “러시아가 NATO에 위협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주변국가로 당장 확전될 가능성을 놓고는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린다. 다만 이번 사태가 앞으로 북유럽과 동유럽 국가의 군비확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전차 800대를 새로 확보하는 ‘울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사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울프 프로그램의 사업규모는 10조5천억 원으로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폴란드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250대의 M1A2 에이브럼스 전차를 도입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2년 전부터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그룹에 K2전차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K-2PL 합작개발을 제안하고 폴란드 현지에서 완전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2PL은 K2전차의 바퀴축을 기존 6축에서 7축으로 늘리고 포탑 상부 기관총에 원격 사격통제체계(RCWS)를 적용해 전투장병의 생존력을 높이고 정밀한 사격을 가능하게 한 게 특징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욱 국방부 장관이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연 것이 폴란드에 K2전차 시스템 수출을 위한 측면지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 또 다른 국가인 노르웨이도 K2 전차에 관심을 두고 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부터 70여 대 규모의 신형 전차를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대로템의 K2전차는 현재 노르웨이 차세대 주력 전차사업을 놓고 독일 크라우스마페이베그만(KMW)의 레오파르트2A7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르웨이에 수출할 가능성이 있는 K2전차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국내 기술로 완성해 2014년부터 육군에 투입된 전차다.
K2 전차는 120㎜ 55구경 활강포와 신형 포탄, 표적 자동탐지·추적장치, 제어 가능한 유압현수장치, 능동방호장치, 피아식별장치, 전장관리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갖췄다. K2 전차는 기존 K1 계열 전차보다 기동력과 화력, 방호력이 향상됐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안보불안이 확산되면서 군비증강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K2전차를 비롯한 방산물자의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