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컨테이너선 업황 호조에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이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올해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임기 첫해를 맞는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의 발걸음이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업황 호조,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올해도 수주목표 넘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됨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3사는 연초부터 좋은 수주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특히 올해 발주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던 컨테이너선에서 단단한 수주를 보이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912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2020년보다 342%나 증가했다.

지난해 컨테이너선 발주는 물동량과 운임 상승에 따른 선주들의 투자여력 증가에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이에 역기저 효과로 올해는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애초 예상과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모든 종류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컨테이너선 시황 호조의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자회사 3곳에서 대형, 중형, 소형(피더) 컨테이너선을 모두 건조한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탄소 배출량 규제가 강화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등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2008년 수준의 70%까지 줄여야 한다.

중형 컨테이너선 역시 좋은 시황이 예상된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 아세안 권역에서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하기 어려운 항만인프라 탓에 중형 컨테이너선 수요가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피더 컨테이너선 또한 1996년 이전에 인도된 선박이 265척에 이르러 교체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피더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현대미포조선의 연간 컨테이너선 수주량을 보면 2020년 1척에서 2021년 39척으로 크게 늘어났다.

현대미포조선은 전체 수주잔고에서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말 3%에서 2021년 말 23%까지 증가해 반복건조를 통한 수익성 향상 효과도 볼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선박 54척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41척을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이 10척, 현대삼호중공업이 12척, 현대미포조선이 19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이처럼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컨테이너선 일감을 바탕으로 좋은 수주실적을 거둘 가능성 클 것으로 분석된다.

정기선 사장은 올해 3대 주축 사업(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가운데 가장 핵심인 조선업을 총괄하게 되는데 연초부터 잇따른 수주 릴레이로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있다.

정 사장은 22일 한국조선해양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오른다. 28일에는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정 사장이 지주사와 조선 중간 지주사 대표에 오르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정기선 시대’를 본격적으로 맞게 되는 것이다.

정 사장이 2018년 11월부터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를 맡아 그룹 조선사 수주영업에 깊게 관여해 온 만큼 정 사장 체제에서 수주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61억4천만 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목표 174억4천만 달러의 35%를 1분기가 지나기 전에 채웠다.

지난해 2월까지 수주목표 달성률 20%와 비교해도 올해 수주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간 수주목표를 50% 초과 달성할 만큼 좋은 성과를 냈는데 현재 수주 기세를 보면 올해도 목표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글로벌 해상 물동량 증가세와 환경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친환경 컨테이너선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다양한 선종에 걸쳐 선박 포트폴리오를 더욱 넓혀갈 것”이라며 “올해 연간 수주를 말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