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미국 블룸에너지와 합작해 만든 블룸SK퓨얼셀이 이전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수소연료전지 핵심 부품을 국내업체를 통해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블룸SK퓨얼셀은 국내 중견기업 한선엔지니어링에서 고성능 계장용 피팅, 밸브, 플럼빙 등 연료전지 시스템의 연료배분기능을 수행하는 핵심부품을 공급받는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국내 생산 부품을 다양하게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10월 한국수력원자력, 블룸에너지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연료전지 부품 국산화에 나섰는데 5개월 만에 빠르게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박 사장은 업무협약을 맺는 자리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국산화를 가속화하고 그린뉴딜 및 탄소중립 달성에도 이바지하겠다”며 “국내 연료전지 생태계 조성, 국내 부품 제조사와의 동반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수소연료전지 핵심 부품 국산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여 국내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퓨얼셀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투입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가 특정 전해질을 통과할 때 물과 전기로 분해되며 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전해질에 따라 크게 고분자전해질형(PEMFC), 인산형(PAFC), 용융탄산형(MCFC), 고체산화물(SOFC) 등으로 나뉜다.
SK에코플랜트는 2019년 9월 미국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세워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사업에 뛰어들었고 2020년 10월 경북 구미에 공장을 세워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 능력을 2021년 연간 50메가와트(MW)에서 2027년에는 400메가와트까지 늘리기로 했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2020년까지 두산퓨얼셀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두산퓨얼셀이 주춤한 사이 블룸SK퓨얼셀이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를 앞세워 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퓨얼셀이 주력으로 삼았던 인산형 연료전지와 비교해 블룸SK퓨얼셀이 생산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최대 발전효율이 15%가량 높다.
현재 수소연료전지 시장이 발전용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어 당분간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SK퓨얼셀은 지난해 11월 전남 여수 15메가와트급 발전소에 수소연료전지를 납품했고 경남 창원에 2023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되는 15만9천 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에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한다.
이런 상황에서 블룸SK퓨얼셀이 핵심 부품까지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가격경쟁력 및 수익성 증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SK퓨얼셀은 구체적 매출 목표를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2023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주요 핵심부품을 모두 국산화하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심할 수 없는 것은 두산퓨얼셀도 수소연료전지 선두 사업자를 유지하기 위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두산퓨얼셀은 2020년 10월 724억 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발전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영국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술업체인 세레스파워와 기술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수소연료전지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K 뉴딜산업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2조2000억원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시장규모는 연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에는 약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2019년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2018년 307.6메가와트 수준인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2022년 1.5기가와트(GW), 2040년 15기가와트 이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도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SK퓨얼셀 관계자는 “핵심 제품 국산화를 통해 생산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수소연료전지 부품의 국산화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