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공장 이전을 위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타이어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다.
그나마 기존 공장 부지를 매각해 신공장 건설 비용을 마련하려 해도 공장부지의 용도변경 문제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올해 전라남도 함평군 빛그린산업단지로 공장 이전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이전 부지와 관련해 계약보증금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납입했다. 4월에 전라남도 등과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하는 등 이전을 위한 본격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타이어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신공장 이전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이전을 위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금호타이어가 빛그린산단 부지 매입과 신식 설비 도입 등의 공장이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1조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월 말 광주 광산구 소촌동 광주공장 인근에 있는 부동산 11개 필지를 아이에스에스앤디에 매각하면서 600억 원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전체 필요 자금에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올해 타이어산업은 원자재 가격 및 운송비 상승이 예상되면서 영업환경도 좋지 않아 금호타이어로서는 여유자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타이어회사들은 타이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높은 원자재 비용을 제품으로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타이어의 주요 원재료인 카본블랙과 합성고무 등은 석유를 원료로 하고 있어 원유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원재료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라 해상운임비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전반적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높은 해상운임비로 금호타이어는 45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봤는데 올해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인 더블스타는 2018년 금호타이어를 인수했을 때를 제외하고 금호타이어에 투자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베트남공장 유상증자에서 참여한 것 이외에 금호타이어에 직접적 지원은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결국 금호타이어로서는 현재 광주공장 부지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신규공장 이전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용지 혹은 주택용지로 용도변경하면 매각할 때 높은 가격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광주시가 금호타이어가 공장을 이전하기 전에 부지의 용도변경을 해주는 것에 반대하고 있어 이를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광주시는 금호타이어가 현재 공장을 비우거나 운영을 중단하지 않으면 용도변경을 해줄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용도변경을 해주는 것을 놓고 위법 소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 지정대상지역에 조건을 유휴토지나 대규모 시설의 이전부지로 명시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부지 매각일정이 6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며 “그동안의 금리 상승과 운송비 증가 등 영업환경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