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1월3일 메타버스(가상세계)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진행한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또 메타버스다.
18일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16일 각 계열사 실무진들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불러 모으고 기업문화발전협회의 회의를 진행했다.
기업문화발전협의회는 DGB금융그룹 계열사의 기업문화 담당자로 구성된 협의체다. DGB금융그룹은 ‘원(ONE) DGB’ 기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21년부터 정기적으로 기업문화발전협의회 회의를 열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올해 들어 공식 회의를 모두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시무식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열렸다.
임성훈 DGB대구은행장과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등 9곳 계열사 대표이사가 아바타로 출석해 김 회장의 신년사를 듣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DGB금융그룹은 1월에는 가상 부동산 세계에 대구은행 건물을 마련하기도 했다. 금융회사 가운데 가상세계에 본점을 두고 있는 곳은 아직까지 대구은행 1곳 뿐이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메타버스를 사용하지만 일부 영역에서 시범적으로 메타버스의 활용도를 확인해 보는 단계이지 DGB금융그룹만큼 여러 회의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아직 없다.
DGB금융그룹이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직원 수 등 규모가 크지 않아 메타버스 활용이 상대적으로 편리하기도 하지만 김 회장의 의지가 DGB금융그룹의 남다른 메타버스 사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 회장은 기업문화를 바꾸고 계열사 사이 협력을 강화하는 ‘원(ONE) DGB’를 실현한다면 그룹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는데 그 수단으로 모두들 가상공간에서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협업의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계열사 사이 연계 사업과 공동 마케팅을 발전시키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규모나 업무 등에서 다름이 있겠으나 그룹의 원대한 꿈은 각 계열사가 지혜를 나누고 힘을 보탤 때 한 걸음 더 앞당겨질 것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 회장은 DGB금융그룹이 출범한 뒤 첫 외부 출신 회장으로 조직 장악력을 높일 필요도 크다.
전임 회장들과 비교했을 때 끈끈한 내부관계를 쌓아온 세월이 없기 때문에 입지가 쉽게 흔들릴 수 있는데 메타버스를 통해 계열사와 끊임없이 소통한다면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16일 메타버스에서 열린 기업문화발전협의회 회의에도 직접 참석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런 노력이 하나둘 쌓이면 김 회장을 향한 임직원들의 신뢰도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다.
DGB금융그룹은 앞으로도 각종 공식 회의나 외부 행사에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