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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불똥 튀나, 삼성전자 LG전자 러시아공장 멈출까 촉각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2-13 15: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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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이 전쟁 여파로 반도체 등의 러시아 수출을 제한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러시아 현지 공장이 가동을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똥 튀나, 삼성전자 LG전자 러시아공장 멈출까 촉각
▲ 삼성전자 러시아 칼루가 공장. <삼성전자>

외교부가 13일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여행 금지(여행경보 4단계)’를 긴급 발령했다. 현지에 체류하는 한국 국민의 철수 준비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우리나라 상품의 우크라이나 현지 판매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공장이 없지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판매법인이 있다. 삼성전자 우크라이나 판매법인은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 판매를 준비하고 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대비해 이미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들 대부분을 철수시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이하 현지시각)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한국 및 일본 외교장관과 회의를 마친 뒤 “키에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남아 있는 미국인 대부분에게 출국 명령을 내렸다”며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그만큼 임박했고 위험이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을 2월16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전쟁 가능성을 넘어 구체적 개전 시점까지 언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러시아 현지의 삼성전자와 LG전자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칼루가 공단에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LG전자는 모스크바주 루자에 위치한 공장에서 TV와 모니터,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을 생산해 러시아에 판매할 뿐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과 유럽에도 수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스마트폰, TV부문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부문 1위다.

LG전자는 2021년 3분기 누적으로 러시아에서만 매출 1조3885억 원을 거뒀다. 2020년 기준 LG전자 매출에서 러시아 등 기타 지역의 매출 비중은 2.9%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매출이 20% 이상 성장하는 등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얼마나 매출을 내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21년 러시아와 인접 국가에서 약 4조 원대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도 각각 2조7천억 원, 1조6634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현지 공장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 등 해외매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실화된다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우선적으로 러시아로 들어가는 반도체 수출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발생했을 때 화웨이에 가했던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똥 튀나, 삼성전자 LG전자 러시아공장 멈출까 촉각
▲ 모스크바주 루자에 위치한 LG전자 공장.

이렇게 되면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어 한국에서 생산됐더라도 미국기업의 기술이 일부 적용돼 있는 반도체 등의 판매가 불가능하다.

미국 투자회사인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연구원은 “반도체는 새로운 무기”라며 “한 나라의 반도체 접근을 막을 수 있다면 그 나라의 현대적 경제 작동능력을 제거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만약 러시아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길이 막히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러시아 현지 공장은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가전에도 많지는 않지만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반도체 외에 다른 필수 부품도 러시아 수출이 제한될 수 있으며 삼성전자는 첨단 반도체가 들어간 스마트폰의 러시아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러시아에서 수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러시아 은행들을 퇴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1만1천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활용하는 전산망이다.

러시아 은행들이 스위프트에서 퇴출된다면 한국과 러시아는 정상적으로 서로 수출대금을 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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