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와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2명이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두 사람 모두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등 저축은행업계 현안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오 대표는 민간 출신, 이 전 위원장은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회장 선출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2파전, 민간 오화경 관료 이해선

▲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4일 오후 6시까지 오 대표와 이 전 위원장 두 사람만 회장 후보에 지원하면서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도 민간 출신과 관료 출신의 1대1 경쟁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민간 출신인 오화경 대표는 저축은행업계 출신으로 업계 현안에 밝은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오 대표는 1960년에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와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쳐 2018년 3월부터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오 대표는 저축은행업계 경험자가 중앙회장이 되어 중앙회를 주축으로 저축은행 모두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 대표는 1월1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고위 관료 한 사람이 내려와 업계 숙원과제 등을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앞으로는 저축은행 의견을 하나로 묶어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느냐가 중앙회장의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이해선 전 위원장은 관료출신으로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전 위원장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29기로 1987년 상공부 무역위원회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 등을 거쳐 2014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역임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실무책임자로 일한 경험을 강조한다. 저축은행업계에 관한 이해도와 문제해결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6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저축은행 구조조정 담당국장 때의 경험을 토대로 저축은행 현안을 해결하겠다”며 “장기성장 방안을 수립해 저축은행이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 지원자 모두 저축은행업계 현안인 △예금보험료 인하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저축은행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방법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오 대표는 업계 전문가로서 저축은행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 대표는 예금보험료율을 0.15%~0.20% 안팎으로 조정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예금보험료 기준의 개정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새로운 예금보험료 기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때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저축은행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오늘Who]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2파전, 민간 오화경 관료 이해선

▲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또 지역여신비율 규제 완화와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철폐를 요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중앙회 주도로 기업투자금융(CIB) 협의회를 운영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저축은행 간 컨소시엄 연계로 지방저축은행 우량 투자처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이 전 위원장은 정부와 소통을 통한 해결을 내세우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중앙회 내부에 예금보험료대책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회장이 단장을 맡겠다고 공약했다. 금융당국과 접촉을 강화해 예금보험료율 인하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차기 정부 인수위원회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투자 플랫폼을 만들어 중소 저축은행에 투자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는 대부분 민간 출신 후보를 누르고 관료 출신 후보들이 선출됐다. 역대 중앙회장 가운데 곽후섭 회장, 이순우 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관료 출신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두 후보자의 장점이 뚜렷하게 나뉘는 데다 디지털이 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으르고 있어 이번에는 민간 출신 회장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지원자의 대결 결과는 17일 판가름 난다.

오 대표와 이 전 위원장은 우선 후보자 적격심사를 통과해야 최종 회장후보에 오를 수 있는데 두 사람 모두 적격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두 후보 모두 회추위의 적격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4일 회추위를 열고 후보자 적격 여부를 심사한 뒤 최종 회장후보를 결정한다. 

최종후보가 정해지면 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들은 17일 투표를 진행하고 최종 회장을 선출한다. 저축은행중앙회에는 모두 79개 저축은행이 가입돼 있으며 이들은 1표씩 행사한다.

저축은행중앙회의 회추위는 저축은행 현직 대표 4명, 외부 전문위원 2명, 전·현직 중앙회장 가운데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