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가리지 않고 선거때마다 견고하게 나타난 지역구도가 이번 대선에선 어느정도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지역에서 보수정당 대선후보로서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뉴시스 의뢰)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국민일보 의뢰)가 각각 3~4일 실시해 이날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18.1%, 19.2%로 집계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26.2% 지지율을 얻었으며 리서치뷰가 UPI뉴스 의뢰로 실시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31%로 나타나기도 했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 후보의 호남지역 선전에 힘입어 국민의힘 일각에선 윤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를 넘어 10% 중후반대의 득표율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설날인 1일 전남 광주 무등산에 올라 지역구도 타파와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이번 대선에서 우리 윤석열 후보가 20% 이상 득표해 많은 지지를 받아 이제 지역구도가 깨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보수당 대선 후보가 호남지역에서 10% 안팎의 득표율을 보이면 대선에서 승리했다.
17대 대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은 광주 8.59%, 전남 9.22%, 전북 9.04% 등 합산 득표율 8.94%를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광주 7.76%, 전남 10%, 전북 13.22% 등 모두 10.47% 득표율을 보였다.
반면 15대 대선과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광주와 전남, 전북을 통틀어 득표율 5%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의 호남지역 득표율은 2.51%였다.
지지율이 득표율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후보가 2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토대로 10% 중후반대 득표율을 얻을 수 있다면 대선 승리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윤 후보는 낮은 자세로 호남지역 민심을 챙기는 데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다시 찾아 헌화와 분향 등 참배를 하려 했지만 시민들의 반대에 묵념으로 대신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서 처음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을 때도 '전두환 옹호 발언'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막혀 추모탑에 가지 못하고 광장에서 참배한 뒤 발걸음을 돌린 바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광주 방문 때마다 민주묘역에 온 것은 아니지만 2번 분향을 못했다"며 "광주를 공식적으로 방문할 때는 꼭 민주묘역을 찾아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의 상징에 예를 갖추고 다시 한 번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맞는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설 연휴 직전 호남 유권자 230만 가구에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예비후보자 홍보물로 발송 가능한 수량은 전체 세대수의 10%인데 이를 호남에 모두 보낸 것이다.
손편지는 호남 시민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시작해 윤 후보가 대선 출마를 결심한 소회, 호남 발전을 위한 정책 비전, 지지 호소 등을 담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매타버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윤석열차'의 첫 행선지도 호남이다. 11일 천안을 출발해 목포까지 운행에 나선다.
윤석열차는 코레일에서 임대한 유세용 전세차량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 후보에게 건넨 '비단주머니' 가운데 하나로 지방 중소도시를 순회하며 윤 후보의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