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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란 방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수주 물꼬 트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6-04-25 14: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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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이 이란 경제제재 해제라는 호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해외 경쟁기업들이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어 수주를 가시화하고 있는 점과 비교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5월 이란을 방문하는데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국내 건설사, 올해 이란 수주실적 전무

2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 이란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한 실적이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이란 방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수주 물꼬 트나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서방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1월16일 공식적으로 해제했는데 100일이 지나도록 국내 건설사들이 가시화된 성과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된 뒤 이란에 지사를 새로 내거나 재설립하는 등 현지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이란 건설시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달리 현지 자금사정이 좋지 않고 해외 건설사와 경쟁도 생각보다 치열하다”며 “달러화 거래가 불가능한 점과 금융지원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수주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등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이란 건설시장을 재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중국 중강그룹은 3월 연간 34만 톤 규모의 알루미늄 생산플랜트와 관련 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기 위해 이란 광공업개발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구리와 아연 등 모두 15개 광물에 대한 발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이란 정부를 상대로 시장 선점에 성공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월 외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고위급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하는 등 친이란 행보를 보였는데 시장에서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도 이란과 투자협정을 체결하고 100억 달러까지 신용융자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도 이란 진출 정책자금 지원 협정안을 마련하는 등 이란과 경제협력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정책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 정부 이란방문, 국내 건설사 수주 물꼬트나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5월 이란을 방문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이때 각 건설사들이 대규모 기반시설 공사에 관한 양해각서와 가계약 등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이란 방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수주 물꼬 트나  
▲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정부에 따르면 이란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 공사만 모두 15조 원에 이른다. 협의하고 있는 공사까지 합하면 국내 건설사들이 이란에서 모두 23조 원 규모에 이르는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림산업은 5월 철도공사와 댐·수력발전 등 69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의 가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대림산업은 1조 원 규모의 석유화학플랜트 공사의 수주도 추진하고 있는데 5월 이란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포스코대우와 함께 1천 병상 규모의 시라즈의과대학 병원을 짓는 공사를 협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맞춰 이란 보건부와 정식으로 업무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파악되는 수준은 대부분 본계약 이전 단계로 수주를 확정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애초 예상보다 빠른 시일에 기대 이상으로 큰 규모의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에 취약한 점은 수주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지적된다.

라 연구원은 “이란은 오랜 경제제재에 따라 재원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대부분의 공사를 금융조달 형태로 발주할 것”이라며 “정부가 민간자금 조달지원 등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도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가와 비교해 국내 은행들의 금융지원 규모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은행들이 더 적극적으로 건설사를 밀어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상반기 안에 국내 건설사가 참여하는 이란 건설 프로젝트에 각 50억 유로씩 모두 100유로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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