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은 지역상생 등 강원랜드의 미래 기틀 다지기에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29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내년 1월3일부터 새로 개편된 조직 직제가 실시된다.
이번 조직개편에는 기존 ‘4본부 18실 2센터’를 ‘4본부 17실 1센터 1단’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신사업팀이 신사업단으로 격상됐고 사회가치실현실이 ESG상생협력실로 확대됐다는 점이 눈에 띤다.
미래사업 발굴을 비롯해 ESG경영, 지역상생에 강원랜드의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와 별도로 강원랜드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2022년 1월부터 태백지역 직원숙소 건립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강원랜드 직원숙소 건립은 내부적으로 1인1실 숙소 건설을 통해 기존 다인실 사용에 따른 직원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사내복지 측면의 현안일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결된 과제이기도 하다.
직원숙소가 폐광지역인 강원랜드 인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직원숙소 건설은 2004년 처음 추진됐지만 태백시, 고한읍 등 지역사회의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이번 결정이 나오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다.
17년 동안 강원랜드 사장은 6번 바뀌었고 결국 이번에
이삼걸 사장에 의해 진척을 보게됐다.
지역사회와 얽힌 해묵은 현안 해결에 공을 들이는 이 사장의 행보는 강원랜드가 전례 없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로 전체 매출의 9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카지노가 올해 내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했다.
잠시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함에 따라 실적 정상화 기대감이 커졌으나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현재 하루 영업시간이 12시간으로 단축됐다.
게다가 성수기를 맞은 스키장 운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방역수위 조절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겨울철 아르바이트생 채용이 어려워졌고 결국 강원랜드 행정직 직원들까지 스키장 운영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장은 관료 출신으로 지방행정 전문가로 꼽혀 왔던 만큼 취임 직후부터 강원랜드의 주력사업인 카지노의 확대보다는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다각화,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역점을 기울여 왔다.
취임 뒤 순직 광부의 위패를 모신 순직산업전사위령탑을 참배하며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고 동원탄좌와 사북 골말지역에 조성되는 탄광문화공원 조성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지역주민과 상생하며 강원랜드의 100년 기틀을 다지겠다”며 “당장의 어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구성원들과 고민해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가고 후세에도 강원랜드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장이 지역 상생에 공을 들이는 데는 그가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과 비강원 출신
문태곤 전 사장이 겪었던 어려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이 사장을 포함해 역대 사장 10명 가운데 6명이 강원 출신이다.
2017년 취임한 문 전 사장은 1999년 이후 18년 만의 비강원 출신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지역사회와 관계 설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에는 고한사북남면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가 문 전 사장을 향해 “취임 이후 지역 무시, 지역 홀대로 일관해 왔다”며 퇴진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사장 역시 취임 당시 카지노사업 등에 관련 경험이 없다는 점에 비강원 출신이라는 점이 더해져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