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는 최근 러시아 초대형 가스 화학 프로젝트인 ‘발틱 콤플렉스 프로젝트’(1조6천억 원)을 수주했다고 30일 밝혔다.
발틱 콤플렉스 프로젝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서쪽으로 110km 떨어진 우르스-루가 지역에 단일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폴리머 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이번 수주를 통해 2021년 해외 신규수주 5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3일까지 DL이앤씨는 17억1986억 달러를 기록해 해외 신규수주에서 7위를 기록했는데 이번 수주를 더하면 27억5천만 달러 수준을 보여 GS건설(25억9178억 달러)을 제칠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46억8962만 달러)이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엔지니어링(35억6101만 달러), 현대건설(33억8927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29억571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마 대표는 러시아 발주처로부터 추가 계약을 기대하며 부진했던 플랜트사업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과 러시아 지역은 유럽EPC(설계·조달·시공)사들이 튼튼한 장벽을 구축하고 있어 진입이 만만찮은 시장이다.
하지만 DL이앤씨는 2014년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 가즈프롬의 가스처리 공장 프로젝트를 통해 교두보를 마련한 뒤 꾸준히 성과를 내며 러시아와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이자 생산국이며 3대 산유국이다. 북극해에 매장되어 있는 150억 톤의 석유와 100조㎥의 천연가스 개발 계획을 갖고있다.
DL이앤씨의 플랜트사업부문 매출을 살펴보면 2018년 1조2005억 원, 2019년 8736억 원, 2020년 1조3038억 원으로 1조 원 안팎을 오르내렸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9600억 원 수준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L이앤씨는 러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이번 가스 화학 프로젝트 외에 다른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업 성격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마 대표는 정체 또는 후퇴한 플랜트사업부문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본설계 능력을 앞세워 러시아에서의 추가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기본설계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번 사업 수주도 2019년 12월부터 발틱 콤플렉스 프로젝트의 기본설계를 담당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스위스 비료회사인 유로캠이 추진하고 있는 메탄올 프로젝트와 러시아 석유화사인 루크오일이 추구하는 폴리프로필렌 플랜트 기본설계도 수행해 연계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설계는 플랜트사업의 기초 설계와 견적을 설정하는 작업으로 플랜트 프로젝트 전체에 관한 이해와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분야로 꼽힌다. 또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고객사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기본설계에서 EPC로 연계수주가 이뤄지는 사례도 많다.
발주처 입장에서도 본 공사에서 예상되는 어려움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기본설계를 맡은 회사가 공사까지 책임지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엔지니어링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기본설계 용역을 수주한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PT PERTAMINA)의 자회사 PTKPI에서 발주하는 ‘TPPI 올레핀 콤플렉스 프로젝트’(4조8천억 원 규모)도 이런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철저하게 수익성 중심으로 고부가가치가 담보되는 플랜트 수주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차별화한 기본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전략시장으로 개척한 러시아에서 경쟁력을 높여 2022년에 해외 수주 낭보를 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