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1-12-23 16: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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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는 언제쯤 공항경영에 전문성을 갖춘 사장을 맞을 수 있을까?
한국공항공사의 사업 성격에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기존의 경찰, 관료 등 출신에서 벗어나 공항경영에 전문성을 지닌 경영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에도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공항공사 로고.
23일 한국공항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다음 사장 인선을 위해 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5명의 후보를 뽑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전달했다.
3일까지 접수를 받았던 한국공항공사 사장 공모에는 8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장 인선 작업은 공운위가 5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최종 검증을 진행한 뒤 공사 주주총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공운위로 넘어간 5명 후보는 국가정보원 전 차장(차관급) 출신, 국토교통부 전 실장 출신, 공군 장성 출신, 공사 내부 출신, 민간 기업인 출신 등으로 전해진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안팎으로는 국정원 출신 인사가 비교적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 출신 인사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지원한 일이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처음인 데다 첫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출신 인사가 아니더라도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는 국토부 관료 출신이나 공군 장성 출신 인사가 내부 출신이나 민간기업 출신보다는 상대적으로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공항공사가 처음 출범한 이후 줄곧 정보기관 혹은 군, 경찰, 관료 출신 등이 수장 자리를 차지해 왔다.
한국공항공사는 1980년 국제공항관리공단으로 출범해 1990년 잠시 한국공항관리공단이 됐다가 1991년 한국공항공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2년 3월에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관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넘기면서 현재의 한국공항공사가 됐고 수장 자리 역시 기존 이사장에서 사장으로 불리게 됐다.
1980년 출범 이후 1993년까지 윤일균 초대 이사장, 육완식 3대 이사장은 국정원의 전신인 안전기획부 출신이고 2대 김준봉 이사장은 육군 장성 출신이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는 김주봉 4대 이사장, 염홍철 5대 이사장, 김선호 6대 이사장 등 관료나 정치인 출신 등이 한국공항공단을 맡았다.
한국공항공사가 출범한 이후에는 윤웅섭 7대 사장 이후 6명 사장 가운데 4명이 경찰 출신이다. 현재 사장인 손창완 사장 역시 경찰 출신 인사다.
성일환 11대 사장이 공군참모총장 출신이었고 성시철 9대 사장이 유일하게 내부 승진 사례다.
공항이 교통은 물론 국가 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중요시설인 만큼 지금까지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인사도 어느 정도 타당성은 인정될 수 있다.
문제는 공항의 수익성 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는 등 공항운영 환경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한곡공항공사는 시장형 공기업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으나 지방공항 대부분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순이익을 본 적 있는 공항은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김포공항, 김해공항, 대구공항, 제주공항 등 4곳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순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데다 2019년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으로 항공여객 수요가 급감해 올해 상반기에는 제주공항 한 곳만 188억 원 순이익을 냈을 뿐이다.
공사 전체의 실적도 2017년 1897억 순이익을 본 이후 2018년 1258억 원, 2019년 188억 원 등으로 하락 흐름을 보이다가 2020년에는 1487억 원 순손실을 냈다.
게다가 한국공항공사은 최근 들어 단순한 국내공항 관리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공항 건설 및 관리 산업을 수주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손창완 현임 사장 역시 임기 중인 2019년 페루에서 친체로 신공항 건설관리사업을 수주하며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항 건설사업을 따내는 등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 왔다. 손 사장은 지난 12월13일 정해진 3년 임기를 마쳤으며 후임자 선임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손창완 사장은 2019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공항공사의 앞으로 사업방향을 놓고 “한국 의항공산업은 지금까지 굉장한 발전을 이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지난 40년 동안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운영 노하우를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해외로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