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회장이 토니모리의 수익성 회복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온라인몰 중심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제품의 다양화다.
토니모리의 온라인몰을 포함한 온라인 채널의 매출 비중은 2018년 5.2%, 2019년 9.7%, 2020년 14.5%으로 해마다 점점 커지고 있다.
배 회장은 온라인몰 '토니스트리트'의 인공지능(AI)에 기반해 개인별로 상품을 자동 추천하는 맞춤화 기능을 강화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모션으로 토니스트리트를 온라인 뷰티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리모리 관계자는 "고객의 맞춤 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한 분석 플랫폼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스트리트가 올해 초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제휴 마케팅 시스템 '토니프렌드'와 제품 개발 비화를 담은 콘텐츠 '토니팁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은 것도 모두 온라인 뷰티 플랫폼 육성 전략으로 여겨진다.
배 회장은 옴니채널(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환경을 넘나들며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환경) 구축 전략도 강화한다.
토니모리는 온라인몰 토니스트리트나 배달앱 요기요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에게 3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당일배송 서비스의 전국 확대를 앞두고 있다. 당일 배송서비스가 안착하면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상생이 가능할 것으로 토니모리는 보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은 가상공간까지 확대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10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토니모리월드를 구축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는데 11월 방문자가 800% 늘어나고 토니모리월드에서 아이템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상공간 마케팅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배 회장이 디지털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토니모리 유통망의 높은 오프라인 비중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토니모리가 흑자를 낸 마지막 시기는 2016년이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뷰티쇼핑 관광객들의 입국이 끊겼고 국내 소비자도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헬스앤뷰티(H&B)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가두점(로드숍) 위주의 유통망을 가진 토니모리는 어려움에 빠졌다.
토니모리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19억 원, 2018년 50억 원, 2019년 2억 원, 2020년 255억 원 등으로 지속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도 85억 원에 이른다.
토니모리의 사업 기반이던 가두점의 개수도 2018년 291개였으나 2020년 192개 줄며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2018년 1318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530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배 회장은 유통구조뿐만 아니라 주력 상품군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토니모리는 올해 8월 탈모 증상완화 삼푸 ‘튠나인’의 제품군을 늘리며 탈모예방에 관심이 많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 남성 고객 확대에 나섰다.
토니모리의 대표 색조화장품 라인인 '쇼킹라인'의 아이라이너나 아이브로우 등도 비건 제품으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토니모리가 앞서 4월 출시한 백젤아이라이너Z는 국내 색조화장품 가운데 최초로 프랑스의 비건 제품 인증단체 ‘이브 비건’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배 회장은 토니모리의 사업 다각화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2020년 1조3천억 원 규모의 펫푸드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4월 반려동물 간식업체 오션을 인수했는데 12월 제품 포장라인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며 본격적으로 고급 펫푸드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12월2일 기준 토니모리는 대주주인 배해동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토니모리 전체 주식의 66.00%을 보유하고 있다. 신주인수권 등을 합친 주권의 보유비율은 63.98%이다. 이밖에 안다자산운용이 주식 6.18%, 플랫폼파트너스가 주식 5.16%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