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1-12-16 14: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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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이사가 미국 제약회사 MSD(머크)와 대장암 치료제 공동임상을 추진하며 기술수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6일 메드팩토에 따르면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대장암 임상3상 시험을 2022년에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이사.
메드팩토는 미국 제약회사 MSD의 ‘키트루다(위암, 대장암)’,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비소세포폐암)’ 등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을 포함해 다양한 암종에 효과를 내는 항암치료제로 백토서팁을 개발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국내와 미국에서 진행할 이번 대장암 임상3상 시험에 MSD의 키트루다를 지원받기로 했다. 두 회사는 임상계획 및 임상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개발위원회도 구성한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백토서팁의 병용임상에 관한 관심이 높다”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참여해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백토서팁 등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개발 성과도 공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MSD가 임상3상 시험에 자사의 항암치료제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제공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을 들어 메드팩토가 MSD에 백토서팁을 기술수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본다.
MSD는 현재 약 1500개의 임상 시험에 키트루다를 지원하고 있다. 그 가운데 임상2상과 3상은 148개이며 무상으로 키트루다를 제공하는 시험은 13개(약 0.9%)다.
MSD가 대장암 관련 임상 시험에 키트루다를 제공한 사례는 메드팩토의 백토서팁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토서팁은 TGF-β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치료제다. 화학요법,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과 병용하는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TGF-β는 암세포가 많이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TGF-β를 만들어 암종의 크기를 키우고 항암치료제에 내성이 생기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 암세포가 만드는 물질인 TGF-β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져 특정 암에 국한하지 않고 거의 모든 암에서 기존 항암제와 시너지를 내 향후 기술수출 가능성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앞서 6월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대장암 임상1b/2a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메드팩토는 임상1b/2a상에서 객관적반응율(임상에서 효과를 본 환자의 비율) 16%, 생존기간 15.8개월, 무진행생존기간(암 등의 질병을 치료하고 있거나 치료한 뒤 환자가 질병을 지닌 채 살고 있지만 악화하지 않은 기간) 1.3개월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약물인 일본 제약회사 에자이의 ‘렌비마’와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은 생존기간이 7.5개월이며,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의 ‘스티바가’와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의 '옵티보' 병용요법은 12개월, 머크의 ‘LAG3 저해제’와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은 8.3개월을 보여 메드팩토의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이 가장 우수한 결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백토서팁과 비슷한 TGF-β 억제 기전인 독일 MSD의 신약 후보물질 M7824가 올해 1월 임상3상을 중단한 것도 기술수출 가능성에 긍정적 신호로 꼽는다.
기존에 가장 주목받는 TGF-β 억제 신약 후보물질이던 M7824의 기대감이 하락하며 메드팩토의 백토서팁이 더 기대를 받을 것으로 바라본다.
김 대표는 MSD와 임상3상 시험에 협업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번 MSD와 공동 임상 협업은 기존 치료요법과 비교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이뤄진 의미 있는 성과다”며 “이번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이 신약 시판허가(NDA) 신청서 제출을 위한 뒷받침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드팩토는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백토서팁을 대장암 치료제 외에도 위암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도 개발을 하고 있다.
대장암 치료제는 임상3상에 진입하고 위암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각각 임상1b/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