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캐피탈이 우리금융지주 편입 1년 만에 영업 확대의 기틀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우리금융캐피탈을 맡아 자산건전성지표 개선, 수익 다각화 등 체질 개선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캐피탈이 우리금융지주 편입 1년만에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28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1% 늘어난 수치다.
우리금융지주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우리카드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지주는 순이익 가운데 80% 이상을 은행에서 거두고 있어 비은행부문 강화를 주요 과제로 두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이 편입 1년도 되지 않아 비은행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무척 반가운 수 밖에 없다.
박 사장이 우리금융캐피탈의 외형 성장 뿐아니라 내실도 다졌다는 점은 더 긍정적이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우리금융캐피탈 수익구조 개선과 재무건전성 관리 등에 공을 들였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금융지주 편입 이전까지 자동차금융에 치중된 수익구조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20년 기준 대출자산 6조8950억 원을 보유했는데 이 가운데 약 57%는 자동차금융 자산이었다.
이에 박 사장은 우리은행, 우리종합금융 등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기업금융 등으로 수익 다각화에 힘을 쏟았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올해 3분기 기준 대출자산은 8조78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증가했다.
국산신차와 수입신차, 상산업재, 중고차, 개인금융, 기업금융 등 모든 자산분야가 늘었다.
특히 기업금융자산은 1조3650억 원에서 2조2990억 원으로 68.42% 급증했다. 개인금융자산도 1조2천억 원에서 1조7720억 원으로 증가했다.
박 사장은 자산건전성도 개선했다. 캐피털사는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통해 대출영업을 진행하는 만큼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금융캐피탈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0년 3분기 1.90%에서 올해 3분기 1.31%로 줄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 합계액이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다는 뜻이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자산건전성지표가 우수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금융캐피탈의 보수적 리스크 관리 등을 고려할 때 부실자산의 급격한 증가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박 사장이 1년 만에 내부정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공격적으로 영업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우리금융지주도 우리금융캐피탈이 영업 확대에 나설 수 있게 힘을 싣고 있다.
금융당국은 캐피털사에 레버리지비율을 10배 한도로 규제하고 있고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레버리지비율 상한을 10배에서 9배로 축소한다.
레버리지비율은 기업이 타인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비율로 부채의존도를 뜻한다.
캐피털사가 레버리지비율이 한도를 넘어서면 영업을 확대할 수 없는 셈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자산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며 레버리지비율이 2021년 6월 말 기준 9.4배까지 증가했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는 11월 우리금융캐피탈에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우리금융캐피탈의 레버리지비율은 8배 수준까지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우리금융그룹 내 전략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1990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부부장, 우리은행 자금부 부장, 우리은행 미래전략단 상무, 우리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거쳤다.
2021년 1월 우리금융캐피탈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는 우리금융지주에서 재무부문 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