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보험시장에서 수익 창출을 다변화하기 위해 자산운용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영국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세빌스IM의 인수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세빌스IM은 32조 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동산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유럽, 아시아 등 13개국에 운용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세빌스IM의 인수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얽힌 것이 많아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인수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앞서 5월에 이사회를 열어 영국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세빌스IM의 지분 25%를 인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삼성생명은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는 시점부터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세빌스IM을 통해 운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세빌스IM을 통한 자산운용이 본격화된다면 더딘 상태에 있는 삼성생명의 해외 대체투자는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 사장은 자산운용을 삼성생명의 수익 창출의 한 축으로 만들기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속도가 더디다.
삼성생명 운용자산에서 대체투자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10.7%다. 2018년 8.9%, 2019년 9%, 2020년 9.4%로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해 2030년 중장기전략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이익의 85%가 국내보험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를 국내보험 38%, 해외보험 30%, 자산운용 32%로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자산운용에서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5년까지 15%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전 사장이 수익구조 다변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보험사들은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보험가입이 가능한 인구가 줄어들면서 신규 고객을 만들어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네이버, 카카오 등 디지털 플랫폼업체들이 보험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보험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배경과 영향’에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보험회사에게 경쟁 심화에 따른 고객이탈 및 판매시장에서 시장 지배력 감소 등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은 세빌스IM의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해외운용 및 투자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마련해놓고 있다.
김선 삼성생명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운용사의 지분투자 및 인수를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운용업을 주요 수익의 한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 사장이 삼성그룹의 대표적 자산운용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만큼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강화전략에 힘을 주고 있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지냈다. 2020년 삼성생명 대표에 오르기 전에는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전 사장은 2010년 금융위기 당시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를 이끌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