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증설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해 이익체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점식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생산 시설을 추가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일진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증설을 연내 완료한 뒤 양산에 들어가면 2022년부터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박은 얇은 구리판을 말하며 전기차배터리에 들어가는 음극재를 코팅하는데 사용되는 핵심원료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는 수익성이 우수한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량 증가로 올해 말부터 폭발적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 2차전지용 동박 생산능력은 올해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2만톤이 추가돼 전체 5만5천톤이 된다"며 "2025년에는 10만 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추가 가동이 중요한 이유는 원가 경쟁력이 국내에서 동박을 제조할 때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비교해 인건비가 적게 들고 산업용 전기 가격이 저렴해 동박 생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구리(동)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일진머티리얼즈가 이익체력을 키우기 좋은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글로벌 구리 가격은 2020년 10월 말 기준 톤당 6692달러에서 2021년 10월 말 기준 톤당 9860달러로 47.3%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구리를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전선업계나 배터리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그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포함해 마진을 추가로 붙여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구리 가격 상승은 일진머티리얼즈가 이익체력을 다지는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은 일진머티리얼즈가 2022년에는 처음으로 연결기준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긴뒤 2023년에는 매출 1조3315억 원, 영업이익 2천억 원 가량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369억 원, 영업이익 509억 원을 낸 것을 고려하면 실적이 급증하는 것이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동박 생산은 습도와 현지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동안에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말레이시아에서 증설을 하고 있다”며 “증설을 완벽하게 마무리해 실적 증가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양점식 대표이사는 말레이시아 증설에서 얻은 이익체력을 해외 생산시설 추가 확대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대표는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증설을 위해 외부 자금유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익체력이 커지면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부담을 한결 낮출 수 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주요 고객회사인 삼성SDI가 최근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이에 발맞춰 현지 동박 생산시설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와 미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하고 최근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의 합작공장은 2025년부터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셀과 모듈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40GWh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셀 20GWh는 30만 대가 가까운 전기자동차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미국 공장 건설에 먼저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유럽에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추가적 해외진출과 관련해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지만 공시규정이 있는 만큼 아직 밝히는 어렵다”며 “구체적 사항이 정해지면 공시를 통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