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볼트EUV와 볼트EV 새 모델을 국내에 조기에 출시하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GM 본사에서 볼트EUV와 볼트EV 리콜문제가 해소돼 생산이 재개된 데다 올해 한국GM의 내수판매 부진이 심각한 만큼 전기차 신차를 빠르게 도입해 판매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GM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 본사에서 볼트EUV와 볼트EV 리콜 물량과 관련한 배터리 교체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연기됐던 국내 출시 계획도 조만간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GM은 리콜 결정 발표 이전까지 볼트EUV와 2022년형 볼트EV를 9월 국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로이터 등 외신은 미국 GM이 리콜대상인 볼트EV, 볼트EUV와 관련한 배터리 교체작업을 11월부터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본사와 LG에너지솔루션와 LG전자 사이에 리콜 비용문제와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만큼 부품교체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리콜 결정에 따라 볼트EV, 볼트EUV 생산을 중단했던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공장도 이달 중순부터 재가동에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젬 사장으로서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전기SUV 볼트EUV와 볼트EV 연식변경모델늬 국내 출시에 거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카젬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쉐보레 최초의 전기SUV인 볼트EUV와 신형 볼트EV의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소비자에게 더욱 폭넓은 전기차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GM은 올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정상적으로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면서 판매절벽을 맞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내수에서 4만6663대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3% 줄어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로 내수판매를 늘린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볼트EUV와 볼트 포함 신형 볼트EV는 사전계약 4천 대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이 9월 한 달 동안 내수에서 판매한 자동차가 3872대에 그쳤다.
카젬 사장으로서는 본사로부터 전기차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한국GM의 부진한 내수판매 실적을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볼트EUV와 볼트EV 출시를 더욱 서두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 기후변화대응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서울시 전기차 보조금 잔여대수는 1천 여대 남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기후변화대응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일반 전기승용차에서 보조금 잔여대수가 1천여 대 남았다”며 “7월에 추경을 통해 9천여 대를 추가 지원하는 것으로 이와 별도의 추가분은 아직 예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아이오닉5와 EV6, 모델Y 등 전기차 출고가 이어지면서 서울시의 남은 보조금도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도 높다.
이미 다른 지역자치단체에서는 보조금이 모두 소진된 곳도 있다. 무공해차누리집에 따르면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경기도 부천시는 출고잔여 대수가 0인 곳으로 나타났다.
이미 볼트EUV와 볼트EV 연식변경모델과 관련해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도 확정된 만큼 빠르게 출고한다면 확정된 보조금 만큼을 받을 수도 있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따르면 볼트EUV와 볼트EV 새 모델의 국고 보조금은 760만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다 서울에서 구매한다고 하면 서울 지자체 보조금 190만 원까지 더하면 모두 950만 원을 지원받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볼트EUV로 보면 국내에서 단일트림 프리미어로 4490만 원인데 보조금을 받게되면 서울 기준으로 354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볼트EUV는 가격 측면에서 전기차와 SUV를 동시에 원하는 20~30대의 생애 첫 차를 꿰찰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GM 본사에서도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배터리 관련 부품 수급 상황이 쉽지 않은 만큼 본격적 생산 확대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출시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며 “하지만 최대한 빨리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