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들은 업무에서 자동화를 추구하고 핀테크기업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서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진행 속도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 DGB금융그룹이 디지털 전환 속도에서 한발 앞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각 지방금융지주들은 기본적으로 핀테크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데 DGB금융지주는 최근 핀테크기업을 직접 인수하며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이나 우리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지방금융지주들은 핀테크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토스나 카카오페이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플랫폼과 협력하면 판매상품을 더 널리 알릴 수 있고 지역 외 고객을 유치하는 일도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8월 핀테크기업인 뉴지스탁의 지분 74.03%를 인수하며 그룹의 10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뉴지스탁은 국내 1위 데이터 기반 주식투자 플랫폼으로 10만 명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DGB금융지주가 핀테크기업을 직업 인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BNK금융지주는 당분간 협력하는 핀테크기업 범위를 넓히면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핀테크기업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 전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거래처에 대량으로 넘기고 주가를 조정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지난해 1심 선고공판에서 1억 원씩 벌금형을 받았다.
사실상 BNK금융지주 등이 위험요인을 떨쳐버리기 위해 상고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은 바라보는데 문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대주주 인수합병이나 새로운 사업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는 게 어려워진다. 벌금형을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 계열사인 경남은행은 지난해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10곳 핀테크기업과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올해 종합자산관리앱인 핀셋N과 알다에 BNK모바일신용대출과 BNK모바일신용대출플러스 등 상품을 내놨다.
또 다른 계열사인 부산은행은 올해 9월 핀테크기업인 베스트핀과 주택 관련 대출 비교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그동안 지방은행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는데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경쟁의 무대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