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1-10-06 16: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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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노브랜드버거 가맹사업을 키우고 있다.
송 대표는 노브랜드버거 가맹점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실적과 성장동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6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노브랜드버거의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친 점포 수가 9월 말 기준 150개를 넘긴 가운데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 한정된 점포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 대표는 당초 올해 안으로 노브랜드버거 점포 수를 17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푸드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노브랜드버거는 달마다 평균 12개 지점을 새로 열고 있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장 수를 늘리면 연말까지 200개 점포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맹 문의가 크게 늘어 대기하는 이들도 많다”며 “신청을 모두 받아 점포 수 확대에 속도를 높일 수도 있겠으나 무분별하게 점포를 확대하는 것보다 인근 지역의 사업성을 살펴보는 등 출점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매달 1천 건 안팎의 노브랜드버거 가맹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세계푸드는 이미 점포 수가 상당한 수도권 지역 대신에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현재 경상지역까지는 출점이 진행돼 앞으로 전라도나 강원도 지역으로 출점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얼마나 확대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 점포를 늘리면서 실적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브랜드버거 영업이 확대되면 햄버거와 패티 등을 제조하는 신세계푸드의 공장 가동률도 덩달아 상승해 제조 매출이 늘게 된다. 이는 곧 신세계푸드 영업이익으로 연결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15억 원을 냈으나 2020년 말 기준 77억 원을 거둬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652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58% 늘었고 영업이익은 133억 원을 내 지난해 1년 동안 거둔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로열티 수취와 제조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이익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노브랜드버거 가맹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올해 10%에서 2022년 26%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노브랜드버거의 인기비결은 품질과 가격을 겸비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주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더 투명한 방식의 가맹사업이 점포 확대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버거를 직영체제에서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로열티(상표권)를 받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노브랜드버거 가맹점주들은 매출의 8%를 가맹 본사에 로열티로 지급한다. 이는 국내에서 주로 적용되는 가맹사업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가맹사업에서는 ‘차액가맹금 방식(물류비 방식)’이 선호된다. 가맹본부가 각종 식재료나 집기 등을 제공하면서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필수품목을 정해 일정 마진을 붙여서 판매한다. 필수품목에 물류비를 보태 차익을 남기는 방식인데 현장에서 조리를 해야하는 외식업계 특성에 맞춘 정산구조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국내 가맹사업은 로열티 기준이 2~4%로 비교적 낮게 책정돼 있다.
반면 로열티를 받는 방식은 수익구조가 단순하다. 신세계푸드는 로열티를 2배 정도 올린 셈이지만 물류 마진 대신 로열티를 받아 가맹사업의 수익구조를 단순하게 운영해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는 덕분에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 빠르게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100개 점포를 확보하는 것이 시장 안착과 사업 성장세를 보여주는 핵심지표로 간주되는데 노브랜드버거는 약 1년8개월이 걸렸다.
기존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100개 점포를 내기까지 대략 10~20여 년의 기간이 필요했다. 맥도날드는 9년, 맘스터치 11년, 롯데리아 13년, 버거킹 26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노브랜드버거는 10배 정도 빨리 시장에 안착한 셈이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가 가맹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신세계푸드가 지난달 공정위 가맹정보시스템에 ‘노브랜드피자’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11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가 직영점포 1개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해야 가맹점포를 모집할 수 있다. 때문에 신세계푸드가 미리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고 해석하는 시선이 나온다.
다만 신세계푸드는 외식가맹사업의 확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결정하기 전에도 상표권을 미리 등록해 선점하는 것이 통상적 순서로 자리잡고 있다”며 “사업 아이디어의 수준에 머물러 추진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