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 쏠리드 대표이사 총괄사장이 미국 등 해외 5G네트워크망 고도화시장에서 새 성장동력 마련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정 사장은 회사가 영업손실을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5G통신장비 신사업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를 계속하는 뚝심을 보이고 있다.
▲ 정준 쏠리드 대표이사 총괄사장.
4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특화망 구축 등 5G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차산업혁명으로 각 산업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데 따라 5G를 비롯한 초고속 통신기술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경쟁력을 위한 필수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이런 5G시대로 진화에 발맞춰 기존 주력분야인 중계기를 넘어 쏠리드의 통신장비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쏠리드는 5G통신 인프라인 무선중계기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국내 이통3사 모두에 인빌딩 중계기 장비를 납품하고 있고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쏠리드는 코로나19 타격으로 기대했던 5G시대 수혜효과가 늦어지면서 올해 2분기까지도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점차 미국, 유럽 등 해외 수주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쏠리드가 올해 하반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사장도 2019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상황과 현금 유동성문제에도 오히려 5G통신장비분야 연구개발에 더욱 투자를 추진하며 승부수를 걸고 있다.
쏠리드는 최근 통신장비 개발 자회사 쏠리드랩스의 신사업 진행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쏠리드랩스는 올해 3월 새롭게 설립한 자회사로 현재 개방형 무선접속망(오픈랜)사업 관련 장비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픈랜은 특히 쏠리드의 주력 해외시장인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투자를 늘리고 있는 영역이다.
쏠리드가 5G 인빌딩 중계기에 이어 오픈랜 장비로까지 제품군을 넓힌다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집행되고 있는 미국 5G시장에서 사업 확대와 입지 강화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랜이란 특정 통신장비회사의 장비가 아닌 여러 장비와 상호호환이 가능하게 통신 네트워크를 개방형으로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 무선통신장비 시스템을 살펴보면 안테나 장치부터 디지털장치 등 통신신호가 전달되는 과정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같은 회사 제품이어야 신호 연결이 가능하다.
배성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미국 시카고무역관의 해외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로봇, 스마트시티 등 신산업 영역에 적용되는 5G통신장비분야에서 국가 안보 문제 등을 들어 중국 제품 제재를 강화하면서 오픈랜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기준 글로벌 통신장비시장 점유율 31%를 차지하는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 규제를 강화하면서 찾은 대안이 오픈랜 전환인 셈이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올해 말부터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로부터 오픈랜 호환장비를 공급받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T&T도 오픈랜장비 사용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애초 오픈랜분야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기업 제품 사용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힘을 싣는 분야라는 점에서 쏠리드와 같은 한국 통신장비기업에게 더 큰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픈랜 관련 장비는 쏠리드의 기존 주력분야인 중계기보다 기술 개발과 상용화부분에서 진입장벽은 높아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더 높고 매출 규모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해외 여러 국가들이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투자를 재개하고 있고 또 다른 키워드로 오픈랜이 등장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통신장비기업들 외 쏠리드와 같은 1, 2차 벤더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거래처가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고 바라봤다.
정 사장은 1963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전기공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KT 연구개발본부 연구원으로 일할 때 사내벤처제도가 생기자마자 1호로 나서 유·무선통신 중계기 전문기업을 창업했다.
정 사장은 건실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회사이름도 견고하다는 뜻의 영어단어 쏠리드(Solid)로 정했다.
쏠리드는 SK텔레콤, KT 등에 무선통신 중계기를 납품하면서 성장을 시작했고 2012년에는 미국 뉴욕 지하철 역사와 주요 공항 등에 무선중계기를 납품하는 사업을 수주하면서 해외에서도 입지를 다져왔다.
정 대표는 쏠리드를 세운 뒤 꾸준히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해왔고 올해 상반기에도 쏠리드랩스 설립과 추가 투자, 영국 등 해외 판매법인 출자 등을 집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