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은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자동차보험에 이어 보장성보험도 법인보험대리점 판매를 늘리며 채널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 사장.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보장성보험 판매 1위 자리를 지키며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강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8월 전체 손해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거둔 보장성보험의 초회보험료 매출총액은 월납보험료 기준 274억95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손해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월매출 50억 원을 넘기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해상은 8월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보장성보험 52억4700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메리츠화재가 45억6800만 원을 거둬 현대해상의 뒤를 이었으며 KB손해보험은 45억4300만 원을 올리며 2위권에 자리했다.
이런 흐름은 9월에도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까지는 메리츠화재가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점유율 20%를 넘기며 법인보험대리점시장을 주도했지만 올해 들어 1월 현대해상이 메리츠화재를 제치고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보장성보험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월 현대해상이 메리츠화재에 다시 선두를 내주면서 현대해상의 1위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3월부터 현대해상이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다.
보험사의 판매채널은 전속설계사, 법인보험대리점, 비대면, 방카슈랑스 등으로 나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보험상품의 특성상 자동차보험을 제외한다면 법인보험대리점은 전속설계사와 함께 여전히 중요한 영업채널로 여겨진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저축성보험이 주로 판매되는 데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전반적으로 비중을 줄이는 추세를 보인다.
현대해상의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보장성보험 매출은 주력상품인 어린이보험이 이끌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대체로 자녀를 위해 부모가 가입한다. 자녀가 태어나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발생하는 병원비 입원비 치료비 등을 보장해 일반상품보다 해지율이 낮다. 최근 출시되는 어린이보험은 30세까지 가입할 수 있어 20대 공략에도 도움이 된다. 자녀와 부모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해상은 2004년 7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어린이 전용 종합보험 '굿앤굿 어린이 종합보험'을 출시했다. 16년 동안 418만 건이 판매된 인기상품이다. 지난해 태아 시기에 이 보험을 가입한 수는 16만9800건이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가 27만240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출생아의 60%가량이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을 가입한 셈이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도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8월 법인보험대리점에서 자동차보험 보험료 1453억 원을 거뒀다. 삼성화재의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자동차보험 매출은 1215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밖에 DB손해보험이 1006억 원, KB손해보험이 799억 원 등이다.
현대해상은 2016년부터 자동차보험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삼성화재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이후 줄곧 선두를 내주지 않고 있다.
법인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로서는 자동차보험의 판매수수료수입이 다른 보험상품에 비해 낮아 판매유인이 떨어진다. 다만 자동차보험 판매를 토대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으로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끼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성장 등에 힘입어 현대해상은 올해 3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 서울 강남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이익으로 올해 3분기에는 기저효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높은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의 9월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해 3분기에 순이익 1088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보다 16.9% 줄어드는 것이다. 시장 예상치는 810억 원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