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운 삼양식품 대표이사가 계열사인 포장박스 제조기업 삼양프루웰의 생산능력을 키워 삼양식품의 해외사업을 뒷받침한다.

정태운 대표는 삼양프루웰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는데 신공장 준공으로 늘어난 포장박스 수요에 대응하면서 외부 수주를 늘려 삼양프루웰의 사업역량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 포장박스 자회사 삼양프루웰 키워, 정태운 해외사업 뒷받침

▲ 정태운 삼양식품 대표이사 겸 삼양프루웰 대표이사.


삼양프루웰은 1일 강원도 원주시에서 연면적 1만2937㎡(약 3913평)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신공장을 준공했다.

기존 공장을 완전히 대체하는 신공장 건립에는 모두 229억 원이 투입됐는데 생산량이 기존 공장보다 1.5배 늘어나 포장박스(골판지 상자)를 하루에 17만 매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정 대표는 삼양식품에서 생산본부장도 겸하고 있는데 삼양식품이 해외사업을 지속 확대하면서 삼양프루웰의 포장박스 생산량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부터 생산설비를 늘리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삼양식품은 삼양프루웰의 지분 79.87%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프루웰은 지난해 매출 215억 원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삼양식품과의 거래가 205억 원으로 매출의 95%를 차지했다.

삼양프루웰의 생산실적은 2020년 6580만 매로 2019년 생산량 5345만 매와 비교해 23%가량 늘었다. 삼양식품이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수출량을 늘리자 포장박스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는 포장박스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생산설비를 지난해부터 확충해온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삼양프루웰의 공장 가동률은 76.54%로 안정적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프루웰로부터 포장박스를 공급받게 되면 박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수정이 필요하거나 제품 생산량 증감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않는 삼양식품은 수출물량을 모두 국내에서 소화한다. 수출국가에 맞춰 박스 인쇄 시안이나 크기 등을 변경하게 되면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가 되고 발주비용이 높아지는데 삼양식품은 삼양프루웰을 통해서 부담을 덜고 있다.

최근 비대면 거래와 수출이 늘어난 식품업계에서는 포장박스를 제품 판매 촉진과 마케팅에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 대표는 삼양프루웰의 사업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신공장에 통합생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원재료의 입고부터 최종 완제품(포장박스) 생산까지 더욱 체계적이고 편리한 생산환경을 조성했다. 

또 골판지 원단 생산설비인 골게이터(골겟타)를 새롭게 설치하고 인쇄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 미쓰비시사의 후렉소인쇄기도 도입했다.

골게이터는 제지공장에서 받은 원단(이면지 등을 합쳐 가공한 종이)에 홈을 내어 골판지로 만드는 설비다. 골게이터가 만들어 낸 골판지에 인쇄기를 통한 디자인 작업을 마치면 공정이 끝난다.

포장박스가 제품의 마케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삼양프루웰은 인쇄기술을 고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단 자동이송 컨베이어벹트와 원단 자동투입기, 완제품 자동적재 로봇 등도 설치했다.

삼양프루웰은 삼양식품 이외에 외부 주문생산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이미 일부 농협과 개인 등으로부터 수주를 받아 추가 물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 비중을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삼양프루웰 관계자는 “첨단 생산설비를 통해 고품질의 박스 생산으로 외부 주문생산을 크게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삼양프루웰은 2020년 매출 215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거뒀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30%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