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상장지수펀드(ETF)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수익원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첫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30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안에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2개 상품을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뒤 하반기부터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해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장지수펀드 상품이 출시되면 기존 내부 운용역들이 운용을 맡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상품이 출시되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내놓는 첫 상장지수펀드가 된다. 상장지수펀드 브랜드명은 ‘비타(VITA)’로 결정됐다.
이 대표가 상장지수펀드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점찍고 사업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적 장기가치투자 운용사다.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 등 공모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운용해왔다.
하지만 공모펀드시장이 부진하면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연간 순이익은 2015년 이후 5년 연속 감소했다.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3조5천억 원 정도로 2015년(6조8천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가 늘면서 손쉽게 사고팔 수 있고 운용보수도 저렴한 상장지수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에는 올해에만 12조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고 메리츠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석로 대표는 지난해 말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후임으로 대표직을 맡게 됐다.
이 대표는 취임 뒤 가치투자의 큰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이전보다 가치투자 범위를 넓혀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투자전략을 세우고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공모펀드 외에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의 라인업을 적극 확대하면서 수익원 확보에 적극 나섰다. 올해 공모주 열풍을 반영해 공모주에 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상품을 처음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취임 첫해인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5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18억 원)보다 194%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연간 순이익(53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 대표는 1988년 옛 동원증권에 입사한 뒤 한국투자금융지주 경영관리실 상무,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본부장 전무,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서 30년 이상을 한국투자금융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5년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조직통합작업에 기여했고 2017년에는 인력이탈이 이어지던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조직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