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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조선업계 수주가뭄이 심각하다. 이대로라면 인력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될 정도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가장 먼저 인력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외주인력을 중심으로 1만명 이상 인원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먼저 인력감축안을 제시하면서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14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월까지 단 한건의 신규수주도 올리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가 2014년 대비해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런 지난해에도 2월까지 8척 1억4천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수주가뭄은 매우 심각하다.
물론 대우조선해양만 수주 제로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중공업 역시 2월까지 수주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조선 3사 가운데 현대중공업만 3억 달러 수준의 수주에 성공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2월 말 기준 2844만CGT까지 떨어졌다. 수주잔량이 2900만CGT를 밑돈 것은 200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저유가와 경기 불황으로 전세계 선박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조선3사는 일감이 1년6개월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조선사에서 수주잔량이 1년 미만으로 떨어지면 사업운영계획에 차질을 빚고 빈 도크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이런 수주 추세라면 조선업계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조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정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직영인력 1만2천여 명, 외주인력 3만 명으로 4만2천 명 수준인 인력 규모를 2019년까지 3만 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없이 생산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인력 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년퇴직자와 자연퇴사자 등이 나와 인력이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현장인력의 평균연령이 41세가 넘어 높은 편”이라며 “2019년까지 직영인력의 2300명 정도가 정년퇴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수는 지난해 3분기말 1만3670명에서 현재 1만2770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300명, 정년퇴임 450명에 자연감소분을 포함해 900여 명의 인력이 줄어들었다.
희망퇴직을 제외해도 600명 정도가 줄어든 셈이다. 이 추세를 지속하면 정 사장의 직영인력 감축 계획은 달성될 수 있다. 정 사장은 여기에 “매년 연말 저성과자를 중심으로 소규모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인위적 감축 가능성도 일부 열어뒀다.
나머지는 외주인력 감축이다. 정 사장은 “외주인력은 사실상 정예인력이 아니다”며 “외주인력 중 상용인력이 아니라 공정에 따른 프로젝트만 완수하는 물량팀은 프로젝트 완료에 따라 자연스레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욱성 대우조선해양 관리본부장 부사장은 “물량팀은 건설업계 등에서 넘어온 비숙련 인원”이라며 “우리 정책은 이들을 없애는 것으로 2019년까지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과거에는 해양부문 공정예측이 어려워 인원이 비효율적으로 많이 투입돼 물량팀이 필요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공정예측이 가능해 정예 인원을 적절하게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