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호 경동나비엔 대표이사 회장이 경동나비엔을 스마트홈기업으로 바꿔가고 있다.
환기시스템과 홈네트워크 등 보일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4일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이 스마트홈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며 실적을 쌓는 것은 중장기 공공주택 공급 확대시점을 노린 준비작업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2022년을 기점으로 서울과 경기도에 대규모 주택공급계획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주택에 공급되는 냉난방기와 온수기, 환기장치, 보안시스템을 비롯해 이를 제어하는 홈네트워크시장 규모는 수조 원에 이를 수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0년 스마트홈산업 현황’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시장은 2020년 78조 원에서 2023년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동그룹에서 스마트제어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는 경동전자를 합병하면서 경동나비엔의 스마트홈사업을 본격화했다.
경동나비엔은 경동전자 합병으로 보일러와 온수기, 환기시스템뿐만 아니라 스마트장비까지 직접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에 사물인터넷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전자는 그동안 인공지능(AI)이 실내환경을 분석해 난방과 공기조절을 자동으로 해주는 기술을 연구해왔다. 단열이 우수한 집의 경우 난방 온도를 미리 낮추고 공기순환이 필요해지면 저절로 환기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공공기관에 홈네트워크시스템을 공급하면서 제품의 경쟁력도 입증받았다. 경동나비엔은 7월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행복주택 총 500세대에 홈네트워크시스템인 'NHN-07A1'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홈네트워크시스템에 연결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기능이 탑재돼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공공분양 및 임대주택 현장에 홈네트워크시스템 공급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이 홈네트워크시스템을 필두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 현재 50%가 넘는 보일러사업 비중을 낮출 수 있게 된다.
국내 보일러업계는 정부의 콘덴싱보일러 교체사업 보조금에 상당부분 의존을 하고 있어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분야로의 진출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일러 판매량은 2000년 이후 연간 100만~140만 대선에서 정체돼 있는데 경동나비엔은 귀뚜라미 등 국내 4개 기업과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
손 회장은 2006년부터 공조(공기조화)분야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북미 법인도 설립해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돌파구를 찾아왔다.
경동나비엔은 국내 최대 보일러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 8734억 원, 영업이익 671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49.7% 늘어났다.
이 가운데 가정용 보일러는 52%(4500억 원), 온수기는 36%(3100억 원)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환기시스템을 포함한 기타 사업은 전체 매출의 12%(1천억 원) 정도를 차지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