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 행장이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등 자회사를 대상으로 자금 출자 등 지원을 확대하면서 비은행계열사 성장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이 대폭 늘었다.

윤 은행장은 중소기업과 신생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사업체질 개선 과정에도 비은행계열사 참여를 확대하며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 강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비은행 자회사 기대이상 실적, 윤종원 수익원 다각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30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주요 자회사의 자본확충효과를 활용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주요 자회사에 수천억 원대 자금을 출자해 자본을 늘리도록 한 뒤 투자금융사업을 활성화한 성과가 상반기 실적에 뚜렷하게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조2143억 원으로 역대 최대이익을 냈는데 특히 비은행계열사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8.15% 늘어나며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은행 비은행자회사가 투자금융분야에서 꾸준한 외부투자의 결실을 거둬 기대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은행 이자이익에 의존을 낮추고 다양한 비은행계열사를 통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사업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자회사 육성전략을 주도해 왔다.

기업은행 자회사들이 윤 행장의 노력을 실제 성과로 이어낸 만큼 하반기에도 기업은행이 자회사에 추가로 자금을 출자하는 등 지원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회사들은 하반기에도 기업은행의 출자효과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익원 다각화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윤 행장이 하반기부터 기업은행에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자회사들이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은 기업은행이 거래기업의 경영 및 재무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지원방안을 수립해 제시하는 서비스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이 생겨나고 성장하는 모든 단계에 걸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컨설팅 등을 제공해 중소기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기업은행의 저금리대출 등 자금지원은 물론 IBK캐피탈이나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등 계열사의 지분투자와 기업공개(IPO) 지원 등 다양한 도움이 이뤄질 수 있다.

기업은행과 자회사들이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에 자금공급 등 지원을 확대하는 일은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 강화와 중장기 실적 개선에 모두 기여할 수 있다.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 기업은행의 정체성을 살리겠다는 윤 행장의 체질 개선 노력에 힘을 싣는 동시에 기업은행 자회사들도 이를 통해 투자금융 분야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올해 모험자본 공급 등 혁신금융분야에서 비은행 자회사들이 갖추고 있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다방면으로 중소기업과 신생기업 지원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 자회사들도 기업은행의 혁신금융 강화를 돕기 위한 변화에 자체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IBK캐피탈은 최근 투자금융 관련된 부서를 확대하고 벤처투자 관련된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통해 IBK기업은행의 모험자본 공급에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에 특화한 증권사로 거듭나 회사채 발행과 상장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투자금융분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자회사들의 이런 노력과 기업은행의 적극적 지원이 시너지를 내면 비은행계열사 성장속도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이 비은행자회사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지주사체제로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업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윤 행장은 기업은행장에 오른 뒤 지주사체제 전환없이 비은행계열사를 효율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IBK기업은행에서 증권과 캐피털, 보험 등 비은행업권 자회사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채권시장 호조로 유가증권 관련된 이익이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