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석유개발사업을 통해 얻은 탐사시추의 전문성을 살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사업으로 사업영역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사업이 정부의 탄소중립정책에 발을 맞추며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석유공사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3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 동해 심해지역에서 가스전 개발을 위한 탐사시추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찾고 있다.
석유공사는 8월까지 동해가스전 북동쪽 44km 심해지역을 대상으로 매장 가스전을 찾는 탐사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탐사시추 작업의 목표는 기존 동해가스전 주변에서 대규모 가스전을 찾는 것이지만 석유공사는 탐사시추 성공률이 15%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하공간을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천연저장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지하공간에 주입하는 방법이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시추를 진행했는데 경제성이 없을 때를 대비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사업을 새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사업은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액체상태로 저장소에 저장해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는 사업을 말한다.
특히 정부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간 104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기 때문에 사업전망도 밝은 편이다.
석유공사는 석유개발과 비축업무를 하며 지층에 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사업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에너지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며 “석유공사가 지닌 자원개발분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이나 포집저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2022년 6월에 생산수명을 다하는 동해가스전의 지하공간을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사업을 위한 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에 30년 동안 해마다 40만톤씩 모두 12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앞서 5월 석유공사는 정부로부터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사업과 관련한 국책연구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기도 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동해가스전으로 이송 뒤 지하공간에 주입·저장하는 실증사업의 기본설계를 위해 석유공사 외에 SK이노베이션, 한국조선해양,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기업들도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한다.
김 사장은 21일 동해가스전을 방문해 “수명을 다하고 있는 동해가스전은 신재생에너지체제로 대전환에 맞춰 재활용할 수 있는 기회와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