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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열린 SK하이닉스의 남자 핸드볼팀 창단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조사에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이 몰렸다.
SK가 성장잠재력이 높은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바이오사업을 SK그룹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SK의 등기이사로 복귀하기로 한 점도 한몫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가 회사채를 발행하기 앞서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SK는 회사채 만기를 2년과 5년, 7년으로 나눠 모두 3천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수요조사에 몰린 자금은 이를 훨씬 뛰어 넘는 1조500억 원가량이었다.
이는 올해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조사를 실시한 기업 가운데 CJ제일제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에 해당한다.
SK는 최우량 신용등급(AAA)을 보유한 KT나 SK텔레콤보다도 많은 자금이 몰렸다.
SK가 회사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것에 대해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투자업계에서는 본다.
SK는 의약품 개발회사인 SK바이오팜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손자회사이던 SK바이오텍도 자회사로 승격시키기로 26일 결정했다. 바이오텍 지분 2천만 주를 1238억 원에 취득하기로 한 것이다.
SK는 이를 통해 의약품 의약품 개발과 생산으로 이어지는 바이오사업 고리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SK가 바이오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 것이다.
SK의 이런 결정에 힘입어 SK바이오텍의 성장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SK는 400억 원을 출자해 SK바이오텍이 추진하고 있는 생산설비 증설을 돕기로 했다. 이런 계획으로 SK바이오텍의 매출은 지난해 750억 원 수준에서 2017년에 1300억 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가 SK바이오텍의 인수로 약 2조9천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더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합산 가치가 약 2조4억 원 규모“라며 ”여기에 SK바이오텍의 인수로 SK의 바이오부문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월18일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SK의 등기이사로 복귀하기로 결정한 점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 회장이 SK의 등기이사로 복귀하기로 하면서 바이오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이 바이오사업 확대를 추진할 경우 SK가 글로벌 바이오기업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사업을 반도체와 에너지 등과 함께 SK그룹을 이끌어갈 핵심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제 치료제가 최근 미국에서 임상2상후기를 통과해 당분간 SK의 바이오사업에 탄력이 붙을 공산도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가 지난해 합병한 뒤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사업 성공열쇠인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바이오사업에 대한 성공기대가 크기 때문에 SK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