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해 막대한 순이익에 힘입어 한전의 사상 최대 배당잔치를 예고했다.
조 사장은 당초 순이익을 채무 감축과 투자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높은 배당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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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한국전력은 29일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거둔 당기순이익 13조4139억 원 가운데 1조9900억 원가량을 올해 배당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사회를 거쳐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의 이번 배당은 역대 최대 규모인데 배당성향이 19.58% 수준이다. 그러나 순이익 가운데 신규투자액 4조7천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와 비교하면 배당성향은 36.8%까지 올라간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 배당금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1500억~2천억 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조 사장이 서울 삼성동 부지의 매각대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조 사장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삼성동부지 매각 대금을 배당에 사용하는 데 대한 논란이 나오자 “매각대금 10조5500억 원 대부분을 부채감축에 쓸 계획”이라며 “배당은 대주주와 협의해야 하는 것으로 현재 계획은 부채감축에 가장 먼저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올해 들어서도 언론 인터뷰에서 배당을 늘릴 계획이냐는 질문에 “주주를 실망시키지 않는 선에서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며 “이익을 모두 배당으로 써버렸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한전의 최대주주는 지분 32.90%를 보유한 산업은행이다. 정부가 18.20%를 소유하고 있고 국민연금공단이 6.74%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국가 소유라고 할 수 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토지 매각 차익을 부채상환에 우선 사용할 거라는 전망과 달리 배당규모를 크게 확대했다”며 “정부 및 산업은행 재무 상황도 이번 배당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정책에 따라 한전은 고배당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준영 연구원은 “정부는 이미 2014년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2020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며 “올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성향이 앞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구 연구원은 “이번 배당 확대로 공공요금 정책의 실마리가 확인 가능하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익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는 요금 조정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환익 사장은 2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에 재선임됐다. 임기는 1년이다. 조 사장은 한전 118년 사상 세 번째로 연임에 성공한 사장이 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