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인텔이 세계 반도체 1위를 놓고 벌이는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인텔은 메모리반도체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분야가 아니라 상대방이 강한 영역에 화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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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기술력을 앞세워 인텔을 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6일 "삼성전자와 인텔의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하며 충돌을 앞두고 있다"며 "각자 상대방의 주력사업분야에 진출을 확대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과거 반도체사업에서 인텔을 우러러 보는 입장이었지만 빠르게 성장해 점차 확실한 경쟁구도를 갖춰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남 사장은 시스템반도체에 주력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시장이 PC에서 모바일과 자동차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자 삼성전자의 AP(모바일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최초로 개발한 14나노대 미세공정 AP를 양산하고 있다. 세계 주요업체들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애플의 'A9'과 퀄컴 '스냅드래곤820'이 모두 삼성전자에서 위탁생산된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기존 주력사업이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업황이 악화하고 경쟁사들이 빠르게 기술을 추격해 오자 시스템반도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11.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1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 격차는 2014년 5.1%포인트에서 지난해 3.9%포인트로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014년보다 11.6% 증가한 반면 인텔은 1.2% 줄었다.
인텔의 주력사업인 PC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모바일분야에서 매출을 빠르게 늘리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인텔은 기존에 주력했던 시스템반도체 외에 메모리반도체사업에도 진출을 본격화하며 삼성전자의 추격에 맞서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부터 중국 대련에 55억 달러를 투자해 메모리반도체 전용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중국공장 투자규모는 인텔이 수년 동안 해왔던 투자 가운데 최대"라며 "차세대 낸드플래시분야에서 성장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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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IHS는 "원래 인텔의 반도체 투자규모는 세계 어느 경쟁사들과 비교하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하며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각각 연간 1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며 경쟁사보다 앞선 성능을 갖춘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인텔이 세계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서버용 반도체분야에서도 기술 확보에 주력해 경쟁구도를 갖춰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케빈 로우 삼성전자 파운드리마케팅 총괄은 "인텔과 경쟁할 만한 앞선 기술력을 갖춘 서버용 반도체로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강조했다.
김기남 사장은 공격적 투자전략을 통해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인텔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아직 인텔과 큰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매출에서 인텔을 꺾겠다는 우리의 목표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