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전장)사업부가 내년부터는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4분기를,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를 LG전자 전장사업부의 분기 단위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점으로 각각 예상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LG전자 VS사업부의 분기 영업흑자 달성을 일시적 이익 창출이 아니라 탄탄한 흑자기조를 확립하는 것으로 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전장사업은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대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2022년부터는 LG전자 전체 실적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권봉석 사장은 LG전자 전장사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준비해뒀다. LG전자와 캐나다 전장부품회사 마그나의 합작사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 1일 공식 출범했다.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사업 특화 법인이다. LG전자는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사장이 LG전자 전장사업과 관련한 긍정적 전망들을 현실화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글로벌 모빌리티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자동차의 전장화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LG전자 VS사업부는 순조롭게 일감을 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장사업 가운데 헤드램프 등 조명장치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ZKW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3년치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1년 VS사업부 전체 수주잔고 목표로 60조 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VS사업부는 매출 5조8015억 원을 거뒀다. 60조 원어치 수주잔고는 단순하게 계산하면 10년치 일감에 가까운 수준이다.
권 사장으로서는 VS사업부 성장세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확실한 미래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앞서 4월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MC사업부)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MC사업부 실적은 올해 2분기부터 중단사업손실으로 처리돼 영업이익 항목에서 빠진다.
LG전자 MC사업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본 고질적 적자사업부다. 그러나 권 사장으로서는 스마트폰사업의 중단이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주력사업인 가전은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등의 적용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제품들을 연결해 관리하는 서비스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가전제품을 통합 관리하는 데 가장 적합한 기기로 여겨진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들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 중단으로 단기 실적 개선효과를 얻는 대신 장기적으로 가전사업과 스마트폰사업의 시너지를 통한 성장 가능성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권 사장은 스마트폰사업 중단으로 사라진 LG전자의 미래 성장성을 전장사업에서 모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은 과거 태양광모듈, 모터, 디스플레이소재 등과 함께 기타사업부문으로 묶여 있다가 2015년 개별사업부(당시 VC사업부)로 독립했다.
LG전자 VS사업부는 독립 첫 해 영업이익 50억 원을 낸 것으로 제외하면 2016~2020년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8465억 원이다.
그러나 LG전자는 전장사업에 지난해까지 6년 동안 4조 원을 투자하며 성장동력을 키워왔다. 이제 VS사업부는 올해 1분기 영업적자가 7억 원까지 줄어드는 등 수익 실현이 가까워졌다.
권 사장은 전장사업의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권 사장은 1월 글로벌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2021’의 기자간담회에서 “전장사업은 LG전자 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동력 가운데 하나다”며 “LG전자와 마그나의 결합을 통한 상승효과가 산업계 전체에 도움이 되고 더 많은 혁신을 위한 길을 놓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