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는 데 따라 우발부채, 부동산 위험 등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은 투자은행 영업 확대 과정에서 우발부채 규모가 늘며 과중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발부채의 상당부분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익스포저로 구성돼 있어 부동산 경기에 따라 재무 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발부채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부채는 아니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확정부채가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든 부채로 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우발부채는 2019년 4분기 이후에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21년 3월 말 우발부채 규모는 1조3천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17%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 136.8%와 비교해 감소했으나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과 같은 자기자본 3조 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의 중앙값은 60.3%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익이나 리스크 한도 등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사업계획에 따라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자를 선정할 때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셀다운(재매각)을 진행하며 우발부채 한도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많아져 부동산경기가 하락할 때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부동산PF 건전성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올해 7월부터 증권사의 자기자본 100%를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보증이 금지된다.
다만 부동산 유형에 따라 채무보증금액에 반영되는 비율이 다른데 국내 주거용 부동산은 100%, 국내 상업용 또는 해외 주거용·상업용은 50%, 국내외 사회기반시설(SOC)은 0%가 채무보증금액으로 반영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요구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우발부채 기준을 적용하면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80% 이하로 낮아진다"며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투자은행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앞세워 영업력을 강화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강자인 메리츠증권과 함께 '서울 마곡 MICE복합단지 개발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의 금융주관사로 나섰다. 서울 마곡 MICE복합단지 개발사업의 대출규모는 2조5천억 원이다.
올해 1분기에는 안성 쿠팡 물류센터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관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힘을 실었다.
2020년 말 투자금융총괄 안에 기존 두 개 본부에서 세 개의 본부로 확대 분리하며 투자금융총괄 김진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투자금융총괄 아래 있는 부동산금융본부, 투자금융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 등 세 개 본부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프로젝트금융본부 아래 프로젝트금융실을 프로젝트금융담당으로 격상시켰다.
김 사장의 이런 노력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의 전체 사업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부동산금융, 회사채, 유상증자, 기업공개(IPO)를 주력으로 하는 투자은행·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부문의 순영업수익은 2020년 전체 순영업수익 3775억 원의 5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50.6%에서 3.9%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투자은행부문 시장 점유율은 2019년 3.1%에서 2020년 3.9%로 확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