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우리종합금융을 비은행 핵심계열사로 키워낼까?

손 회장은 우리금융그룹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금융(IB)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어 우리종합금융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 증권 매물만 보지 않는다, 손태승 우리종합금융 역할 키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2일 우리금융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금융지주는 인수합병 등 외형 성장보다 내부 비은행 계열사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2019년 지주사체제 전환 이후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계열사를 늘려왔는데 잠시 숨을 고르며 지주사체제를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에 부족한 계열사는 앞으로 하나둘 메꿔 나갈 것"이라며 "지주 출범 이후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성과가 순차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각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가 내부 자회사를 키우는 데 공을 들이면서 손 회장이 우리종합금융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투자금융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우리종합금융이 증권사를 대신해 투자금융 역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우리금융지주 투자금융 강화에 우리종합금융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본다.

김지영 교보생명 연구원은 "우리종합금융이 우리금융그룹 안에서 투자금융 역할 확대에 수혜를 볼 것"이라며 "유가증권 인수주선, 인수합병 업무, 벤처투자,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투자금융업무 영역을 확대를 통한 성장 및 수익 시현이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우리종합금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전업 종합금융사다. 종합금융사는 증권사 업무 가운데 주식 위탁매매를 제외한 대부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종합금융은 발행어음 및 차입금, CMA(수시입출금 금융상품)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 대상의 장단기여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중심의 투자금융을 진행하거나 유가증권도 운영하고 있다. 

자금조달부분에서는 중소증권사보다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종합금융사는 자본규제 없이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발행어음은 자체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인데 증권사는 자기자본이 4조 원이 넘어야만 발행어음업을 통해 수신업무가 가능하다.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할 공산이 크다. 종합금융사는 증권사와 합병해도 10년 동안 종합금융업을 유지할 수 있다.  

손 회장이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대형증권사를 단번에 인수하지 않는 한 증권사 인수 이후에도 우리종합금융의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손 회장이 우리종합금융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금융 영업 확대에 힘을 실어 줄 가능성도 열려있다.

종합금융사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대출, 투자금융 등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결정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우리종합금융에 1천 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영업 확대에 숨통을 틔워주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분기기준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늘어났다.

우리종합금융은 앞으로 우리은행 등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투자금융 영업을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종합금융과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CIB(기업투자금융)조직을 통해 공동영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1월에는 CIB사업본부 안에 투자금융부를 배치하는 등 공동투자 영역을 늘리고 있다. 

우리종합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편입 이후 자본, 순이익 등 실적지표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며 "우리은행과 투자금융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하면 투자금융분야에서 더 확대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