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결정으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4조 원이나 늘었다. 이재용체제로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삼성그룹이 오너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사주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삼성그룹 주가를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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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17개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3일 종가 기준 308조23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시가총액 304조262억 원과 대비해 4조2124억 원이나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2095억 원이나 늘어 3일 216조53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도 3일 시가총액이 20조6천억 원으로 5311억 원 증가했다. 이밖에도 삼성물산 5311억 원, 삼성카드 2143억 원, 삼성화재 1658억 원 등 17개 상장사 가운데 11곳의 시가총액이 불어났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이날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면서 삼성그룹주에 추진력이 더해졌다"며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될 때까지의 상당기간 동안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이슈에 관심이 쏠리면서 삼성그룹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그룹주는 동종 업계의 해외 기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저평가 돼 있다"며 "지배구조 변경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 배당 등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주식시장에 상장된 우선주의 상승률이 보통주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가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히기 하루 전인 지난 5월7일과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발표한 지난 3일의 종가를 비교했을 때 삼성그룹 계열사 중 우선주들의 주가는 약 한 달 동안 10.14% 올랐다. 해당 종목들의 보통주 주가 상승률은 평균 6.71%였다. 우선주가 3.41%포인트 더 높았다.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 17개사 가운데 주식시장에 우선주를 상장한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7개 회사다.
이 기간에 우선주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물산우로 3만4100원에서 4만6100원으로 1만2000원(35.19%) 올랐다. 삼성전자우(11.54%), 호텔신라우(4.53%) 등이 뒤를 이었다. 보통주 중에서도 삼성물산(21.26%)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선주를 상장하지 않은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11.83%), 삼성엔지니어링(11.70%), 삼성증권(10.09%) 등이 10%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지웅 연구원은 "삼성그룹 경영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금 마련이 필요하며 소유를 통한 경영 체제를 유지하려면 지분 확보를 통한 배당 수입이 필요하다"며 "삼성그룹주들이 기존 규모보다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는 삼성전자의 배당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40% 이상, 총 배당금액은 1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