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가 시멘트 수요에 대응해 실적을 늘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쌍용C&E 시멘트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해 공장의 가동중단이 장기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일 쌍용C&E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도 동해 공장의 직원들이 코로나 검사 전수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동해 공장에서는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25일까지 누적 확진자가 10명 발생했다.
이 때문에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동해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1600여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동해 공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작업중단이 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진자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동해공장의 재가동시기는 더 지연될 수도 있다.
동해 공장의 특별 관리감독을 맡은 고용노동부 직원도 6월2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 관련 일정도 불투명하다.
고용노동부는 쌍용C&E 동해 공장에서 14일 오후 11시42분경 크레인 기사가 추락사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다음날인 15일 특별관리감독과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동해 공장은 절반의 가동이 중단됐다.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정치권과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도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는 작업중지명령이 20일 동안 내려지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에서 8일 한 직원이 설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쌍용C&E는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명령이 6월 초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에서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는 아직 알 수 없고 이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재가동 일정은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제조 과정의 특성상 공장이 한번 멈추면 재가동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시 가동하기로 결정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모든 공정을 온전히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
쌍용C&E 관계자는 “시멘트는 제조과정에서 2천 도의 고온까지 올라갔다가 100도까지 냉각이 필요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한번 공정이 멈추면 재가동에 평균 4~5일은 소요되고 최대 한 달까지도 필요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쌍용C&E는 동해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여름철 비수기의 시멘트 물량조차 감당해 내지 못할 수도 있다.
동해 공장은 시멘트공장 가운데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인데 국내 시멘트 출하량의 25%를 생산하고 있다. 쌍용C&E가 생산하는 시멘트 물량의 80%가량이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다.
시멘트업계는 봄·가을이 계절적으로 성수기이며 여름인 7~8월은 비수기다.
쌍용C&E 관계자는 “7~8월은 시멘트 비수기지만 동해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비수기의 공급량조차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시멘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C&E는 그동안 다른 기업들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해 왔는데 올해는 시멘트 수요가 공급량을 크게 웃돌아 쌍용C&E도 2014년 이후 7년 만에 시멘트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아세아시멘트와 성신양회는 1분기에 시멘트 공급단가를 각각 9.8%, 16.3% 인상했다.
쌍용C&E는 시멘트 가격인상 가능성을 두고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쌍용C&E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인상보다 고객사와 관계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C&E로서는 동해 공장의 재가동 시점과 시멘트시장의 수급 상황, 고객사와 계약관계 등을 고려하며 시멘트 가격, 공급물량, 하반기 실적 등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쌍용C&E의 동해공장 작업중지명령 해제를 두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