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품질문제와 직면했다. 한국 수입차 판매 1위를 수성하는 데 중대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마일드하이브리드차량에서 배터리 품질문제가 발생해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27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1년 2월4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메르세데스-벤츠 마일드하이브리드차량 배터리 결함 문제와 관련해 모두 5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를 놓고 국토교통부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자발적 무상수리를 하고 있는 데다 주행 중에 시동 꺼짐과 관련한 신고 접수는 없다는 점을 들어 아직까지 리콜(시정조치)까지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행 중에 시동꺼짐 현상을 겪었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점에서 이런 신고가 국토교통부에 접수된다면 별도의 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
클라인 사장으로서는 올해 1월1일에 한국 대표로 부임하자마자 품질문제와 관련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최고경영자가 장기간 부재했지만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굳건한 1위 자리를 유지했는데 클라인 사장이 부임하자마자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현재 신고된 내용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차 이후 배터리 경고등이 뜨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구나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기도 했다는 경험담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다. 주행 중에 시동꺼짐 현상은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이 문제가 확산된다면 국내에서 쌓은 소비자 신뢰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 수입차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던 BMW도 2018년 자동차엔진 관련 화재문제와 관련해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BMW코리아는 한국 수입차시장에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1위를 달리다가 2016년과 2017년에 메르세데스-벤츠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BMW코리아는 2018년에 공격적 신차 출시로 1위 탈환을 노렸지만 화재문제로 판매량이 대폭 하락해 메르세데스-벤츠와 격차가 벌어졌다.
더구나 이런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대상은 48V 배터리가 탑재된 마일드하이브리드(MHEV)차량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일드하이브리드는 기존의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가벼운 용량의 배터리가 함께 탑재된 차량으로 최근 BMW와 볼보 등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서 많이 사용되는 동력전달체계다.
품질문제가 불거진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은 벤츠 E250을 제외한 E클래스 전체 모델과 CLS450, CLS53, AMG GT43 4도어, S클래스 모델인 신형 S500, GLC300, GLC300e, GLE450, GLE53, GLS580 등으로 다양한 차종에 적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저감 운동에 맞춰 공격적으로 마일드하이브리드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클라인 사장으로서는 추가적 대책 마련이 없다면 판매량에 타격을 크게 입을 가능성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점때문이다.
특히 E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볼륨모델로 올해 들어 4월까지 1만1165대가 팔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 1위 모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 출시된 S클래스 7세대 완전변경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대표모델) 모델이자 대형세단으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올해 수익성과 판매량 모두를 겨냥한 모델로 꼽힌다.
클라인 사장은 4월28일 열린 S클래스 신차 공개행사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이 과정에서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며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시장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구나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도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전기차 등에서도 안전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하반기에 ‘더 뉴 EQS’를 출시하기로 했다. 더 뉴 EQS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전용 플랫폼으로 제작된 S클래스 세단인 만큼 배터리 이슈가 판매에 중요한 선택지로 여겨진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차량마다 원인과 현상은 다를 수 있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고객 지원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정확한 현상과 사례는 확인해 조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