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17곳의 최고경영자들로 구성한 그룹 최고의사결정협의체다.
최 회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체제를 통해 오너 개인이 아닌 전문경영인들의 집단지성으로 그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 회장이 수감된 경영공백기에 비상경영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최 회장의 ESG경영 실행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조 의장이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최 회장과 SK그룹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조 의장이 불구속기소된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 경영활동 등에 지장이 없더라도 최 회장의 ESG경영철학의 길잡이가 돼야 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이기 때문에 배임 혐의가 더욱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사업을 추진하고 운영하는 데 환경문제, 사회적문제를 고려해 경제적성과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에 이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거버넌스 스토리’ 실천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SK그룹은 특히 각 계열사가 이사회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SK그룹은 2021년도 조직개편에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새롭게 만들었다.
지주회사 SK는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실천을 명문화하기 위해 정관에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조 의장 기소로 SK그룹의 이런 노력들의 빛이 바랠 수 있다.
최 회장은 대내외적 석상에서 지속적으로 ESG경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이라고 말해왔다. 기업경영에서 ‘신뢰와 공감’을 최우선적 가치로 강조해왔다.
최 회장은 2020년 6월 주최한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SK가 키워가야 할 기업가치는 단순히 재무성과, 배당정책 등 경제적 가치가 아니다”며 사회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업가치 스토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