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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ESG경영 심각한 타격, '2인자' 조대식 기소 어떻게 대처하나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1-05-26 13: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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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들여 쌓아온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이미지에 흠집이 나고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그룹 경영진이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연루돼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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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은 올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까지 맡아 대외적으로도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환경과 사회문제에 관한 관심,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ESG경영철학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데 SK그룹 내부부터 다시 정비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6일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검찰이 문제삼은 조 의장의 배임 혐의에 관해 “SK텔레시스 경영에 관한 충실한 진단을 기초로 SKC 이사회의 세밀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유상증자가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조 의장이 2015년 SKC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사외이사들에게 부도위기에 있던 SK텔레시스의 경영진단 결과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투자 관련 심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조 의장이 승인한 SKC의 유상증자로 SK텔레시스가 실적회복에 성공해 주주, 근로자, 거래처 등 이해관계자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 의장은 2012년과 2015년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재무상태가 나쁜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SKC가 참여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됐다.

SK텔레시스는 최신원 회장이 운영하던 회사로 결국 SK그룹은 오너 지배구조의 병폐를 놓고 당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최태원 회장도 2015년 당시 감옥에 수감돼 있던 상황으로 이번 배임 혐의 공모에 관해서는 무혐의처분을 받았지만 SKC 유상증자 참여를 사전 승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책임에서 완전히 물러나 있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 회장이 최신원 회장과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을 고려해 SKC의 SK텔레시스 지원을 승인했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임에 공모한 증거가 없다지만 최 회장으로서는 ESG경영 행보에 부담을 안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조 의장은 명실상부 SK그룹의 2인자로 불리고 있다.  

최 회장은 삼성물산에서 일하던 조 의장을 직접 SK그룹 재무담당 임원으로 영입해왔고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재연임시키면서 SK 내부살림을 맡겼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 수락을 고민하던 올해 초 임원인사에서 조 의장을 세 번째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앉혀 2년 더 자리를 맡기면서 두터운 신임을 보였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 회장의 참모조직이자 그룹의 컨트롤타워다. 또 최 회장이 설파하는 ESG의 투명경영부분을 대표하는 상징적, 실질적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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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17곳의 최고경영자들로 구성한 그룹 최고의사결정협의체다.

최 회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체제를 통해 오너 개인이 아닌 전문경영인들의 집단지성으로 그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 회장이 수감된 경영공백기에 비상경영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최 회장의 ESG경영 실행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조 의장이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최 회장과 SK그룹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조 의장이 불구속기소된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 경영활동 등에 지장이 없더라도 최 회장의 ESG경영철학의 길잡이가 돼야 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이기 때문에 배임 혐의가 더욱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사업을 추진하고 운영하는 데 환경문제, 사회적문제를 고려해 경제적성과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에 이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거버넌스 스토리’ 실천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SK그룹은 특히 각 계열사가 이사회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SK그룹은 2021년도 조직개편에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새롭게 만들었다. 

지주회사 SK는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실천을 명문화하기 위해 정관에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조 의장 기소로 SK그룹의 이런 노력들의 빛이 바랠 수 있다.

최 회장은 대내외적 석상에서 지속적으로 ESG경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이라고 말해왔다. 기업경영에서 ‘신뢰와 공감’을 최우선적 가치로 강조해왔다.

최 회장은 2020년 6월 주최한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SK가 키워가야 할 기업가치는 단순히 재무성과, 배당정책 등 경제적 가치가 아니다”며 사회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업가치 스토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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