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코로나19로 움츠러든 글로벌사업에 활기를 다시 불어넣고 있다.

19일 롯데면세점 안팎에 따르면 이 대표가 최근 베트남 등 해외법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이후를 겨냥해 글로벌 사업전략을 재가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 해외사업 다시 몸풀어, 이갑 포스트 코로나19 대비 나서

▲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이 대표는 올해 12월 문을 여는 베트남 하노이 럭셔리 쇼핑몰 짱띠엔플라자 내 시내면세점 운영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현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한류 콘텐츠를 접목해 하노이 시내면세점에 K팝과 국내 뷰티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차별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롯데면세점이 해외 면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베트남에 진출한 뒤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3개 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국제여객 감소로 모두 휴업상태에 있다.

이 대표는 호주 법인을 위한 계획도 준비해뒀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현지 면세점 법인을 인수해 호주 및 오세아니아 면세점사업에 진출했으나 이 지역에서도 현재 정상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호주 법인을 통해서 오세아니아 지역 건강기능식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 직매입한 유명 건강기능식 제품을 온라인몰을 통해 하반기부터 판매하기로 했다.

현지 건강기능식 제품들이 한국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이후 롯데면세점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시장을 다시 공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호주에서 공항면세점 3곳과 시내면세점 2곳, 뉴질랜드에서 공항면세점 1곳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업계는 롯데면세점이 글로벌 네트워크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본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면세점업계 글로벌 1위' 비전을 세우고 해외에서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을 적극적으로 출점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롯데면세점은 2019년 매출 기준 세계 면세점업계 2위 자리에 오르면서 그 비전이 실현되나 싶었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전까지의 공격적 확장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와 비용부담을 안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에만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3개 나라에서 법인을 철수했다.

롯데면세점은 아직 미국과 호주,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해외 6개 나라에서 12개 면세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롯데면세점의 글로벌 전략을 지키기 위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면세품을 파는 전통적 사업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사업기회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사내게시판에 올린 올해 신년사에서 “당장의 이익보다는 5년 이후를 보는 혜안으로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모색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업계는 주수입원이었던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한 명품 판매가 2020년부터 막히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면세점들은 단축영업과 장기휴직 등 비용절감 노력을 펴고 있고 정부는 무착륙국제관광비행, 재고면세품 온라인 판매, 면세점 라이브방송 마케팅 등을 허용해 면세점업계를 돕고 있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면세점들은 올해 1분기 대체로 영업수지 적자를 모면했지만 역성장을 피하지는 못했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는 2021년 1분기 매출 7667억 원, 영업이익 38억 원을 냈다. 2020년 1분기보다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11.3% 줄어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