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1분기 장기인보험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KB손해보험이 거둔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를 살펴보면 243억7400만원으로 2020년 1분기와 비교해 31.9% 늘었다.
전체 시장에서 순위는 5위로 변함이 없었지만 4위 메리츠화재(328억4200만 원)와 격차를 100억 원 안으로 좁혔다.
최근 손해보험회사들은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과 부채부담을 늘리는 저축성 보험상품 대신 장기인보험상품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KB손해보험은 그동안 내실을 높이는 데 힘쓰면서 리스크가 높은 상품 중심의 장기인보험 경쟁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하반기부터 이런 기조가 바뀌었고 장기인보험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KB손해보험은 연만기상품을 중심으로 장기인보험을 늘려가고 있다. 고객에게 더 효용이 높은 상품이라는 판단에서다.
장기인보험 상품은 보장구조에 따라 크게 연만기 보장형상품과 세만기 보장형상품으로 나뉜다.
연만기상품은 10년·15년·20년 만기 등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보장기간을 설정한 상품이며 세만기상품은 80세·100세 등 나이를 기준으로 보장기간을 설정한 상품을 일컫는다.
연만기상품은 정해진 보험기간이 끝나더라도 기존과 동일한 보장 또는 갱신시점에 필요한 보장만 선택하여 갱신해 보장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만기상품이 보장내용과 보장규모가 고정된 데 비교해 연만기 상품은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보장을 변경해 가입할 수도 있다.
현재 KB손해보험의 장기인보험 중 연만기상품 비중은 2016년 33%에서 2020년 78% 수준까지 커졌다. 업계 평균인 60%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KB손해보험은 'KB자녀보험과 건강하게 크는 이야기', 'KB건강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 'KB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 'KB운전자보험과 안전하게 사는 이야기' 등 다양한 연만기 장기인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기환 대표는 올해부터 KB손해보험을 맡아 가치경영에 더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실적 반등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그 결과 1분기 주력상품인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KB손해보험은1분기 순이익 688억 원을 거두며 직전 분기 적자(순손실 277억 원)에서 벗어났다. 다만 2020년 1분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10%가량 감소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가치경영 기반의 확고한 점유율 성장'이라는 전략과제 달성을 위한 성공적 첫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까지 양종희 KB금융그룹 부회장의 지휘 아래 단기 실적과 외형 성장보다는 미래가치를 키워나가는 가치경영을 펼쳐왔다.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재직 당시 양종희 부회장은 "1등 보험사라는 얘기보다 고객 선호도 1등 보험사라는 얘기가 더 듣기 좋다"며 "고객 관점에서 모든 프로세스와 조직체계를 개편하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김 대표는 취임식부터 '1등'을 강조하며 "보험 그 이상의 보험으로 당당히 1등에 도전하는 KB손해보험이 돼야 한다"고 내걸었다.
KB손해보험은 순이익이 2017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2020년에는 순이익 1639억 원을 거두며 전년 2343억 원 대비 30% 줄어들기도 했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2020년 실적 증가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순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