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지주 계열사에 걸맞는 위상으로 키운다. 

손 회장은 정부 중금리대출 확대기조에 발맞춰 저축은행을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우리금융저축은행 키워, 손태승 중금리대출 아귀 맞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7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유상증자 통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본을 2배가량 확대해 영업 확대에 기틀을 다진다.

손 회장은 최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실적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금융저축은행을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경쟁 금융지주가 보유한 저축은행 수준으로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을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당시 아주저축은행이 지금의 우리금융저축은행이다.  

손 회장은 인수 초기부터 저축은행도 비은행 강화의 한 축으로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손자회사로 편입된 저축은행은 인수 뒤 2년 안에 자회사로 편입돼야 한다. 

손 회장은 2022년 말까지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던 셈인데 올해 3월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은행 실적에 기대는 부분이 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를 꼽혀왔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에도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8%가량으로 나타나 경쟁 금융지주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경쟁 금융지주들은 비은행부문을 강화해 은행의 실적 악화에 대응할 수 있었지만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부분이 부족해 실적 악화를 고스란히 겪기도 했다.

저축은행 계열사는 아직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에 큰 기여도를 차지하지는 않지만 아직 증권사, 보험사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를 갖추지 못한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비은행 계열사 하나 하나를 키우는 데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편입 첫 분기부터 순이익 42억 원을 내며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KB저축은행 64억 원, 신한저축은행 54억 원, 하나저축은행 52억 원 등에 비춰보면 실적 증가에 더 고삐를 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4월25일 중금리대출 시장의 규모를 지난해 11조 원에서 올해 32조 원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의 ‘중금리대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고금리 인하정책에 따라 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를 중금리대출로 흡수시키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은행과 연계영업을 통해 중금리대출 고객 확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등 계열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금리대출 리스크는 줄이면서 대출 실행은 늘리는 질적 성장을 꾀할 수 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저축은행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2배로 늘려 영업 확대에 힘을 실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자본을 살펴보면 하나저축은행 2196억 원, KB저축은행 2016억 원, 신한저축은행 1800억 원, 우리금융저축은행 1100억 원 등이다. 

우리금융지주는 6일 이사회 열고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천억 원 유상증자하기로 결의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자본은 2020년 말 1100억 원에서 2100억 원으로 늘어나며 자본규모에서도 경쟁 저축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금융저축은행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확충을 추진한다"며 "5월13일 주금납입이 완료되면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