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이사가 자가검진용 코로나19 진단키트시장의 개막을 타고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자가검진용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데 국내시장에서 선점효과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이사.

▲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이사.


27일 진단키트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휴마시스의 자가검진용 코로나19 진단키트 ‘Humasis COVID-19 Ag Home Test’가 5월 초부터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마시스는 씨젠, 피씨엘, 수젠텍, EDGC 등 국내 진단키트업체에 앞서 국내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입지 다지기가 한층 유리할 수 있다.

여기에 휴마시스는 셀트리온과 협업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다고 강조한다.

휴마시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개발한 셀트리온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제공받아 진단키트에 적용했다.

휴마시스의 자가검진용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임상적 민감도는 92.9%, 특이도는 99%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도는 코로나19 감염자를 감염자로 판단하는 확률을 의미하며 특이도는 비감염자를 비감염자로 판단하는 확률을 뜻한다.

당초 휴마시스는 전문가가 사용하는 용도로 이 진단키트를 개발했고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브라질 등에도 같은 용도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비인두(비강 안쪽 공기통로)가 아닌 비강(콧등 쪽 코 안의 빈 곳)에서 검체채취를 하고 진단하는 것은 일반인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3월8일 체코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에서 추가로 자가검진용 진단키트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보유한 항체와 관련한 기술과 노하우가 접목된 만큼 시장 주목도와 선점도 면에서는 다른 기업에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휴마시스는 20일 식약처로부터 경기도 군포시 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신공장에 체외진단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인증받아 국내외 진단키트 수요 확대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안양 공장의 생산물량까지 더하면 월 2천만 개, 연간 2억5천만 개가량의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게 돼 기존보다 7~8배 생산능력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키트업계는 자가검진용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개당 가격을 1만 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휴마시스 측은 정부와 현재 협의하고 있는 사안으로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군포 신공장 인증을 받은 뒤 “이번에 식약처로부터 인증받은 군포 신공장은 국내외 규격에 맞는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제조공정 및 자동화설비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며 “향후 더 전문화된 제품을 생산하고 코로나19 사태에서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물론 의료계 일각에서는 자가검진용 진단키트 사용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가검진용 진단키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증폭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기존 유전자 증폭방식의 분자진단(PCR)검사에 비해 민감도가 떨어져 코로나19 감염자를 비감염자로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또 전문의료인이 아닌 일반개인이 직접 검진하기 때문에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자가검진용 진단키트를 코로나19 증상 확진이 아닌 보조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가검진용 진단키트를 PCR검사의 접근성이 낮은 섬 지역 등에서 선별검사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마시스는 2000년에 창립해 말라리아 및 호흡기 바이러스 등의 고위험 감염증과 심혈관질환, 약물중독 등의 진단키트 100여 종을 제조하고 이를 진단하는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57억 원, 영업이익 254억 원을 올렸는데 2019년에 올린 매출의 5배를 거뒀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