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04-25 15: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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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국 BGF 대표이사 사장이 신사업에서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홍 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홍 사장이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등을 BGF그룹의 새 먹거리로 키워낸다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명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홍정국 BGF 대표이사 사장.
25일 BGF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홍 사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선식품 배송 등의 신사업이 지난해에도 본궤도에 오르는 데 실패하며 BGF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BGF의 자회사인 헬로네이처는 2020년 순손실 159억 원을 냈다.
헬로네이처는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업체로 2018년 BGF가 SK플래닛으로부터 지분 50.1%를 300억 원에 인수했다. 헬로네이처 인수는 당시 BGF 전략부문장이었던 홍정국 사장이 BGF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추진했다.
하지만 마켓컬리 등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헬로네이처는 3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GF가 지분 83.33%를 보유하고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사 BGF에코바이오도 BGF의 연결기준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BGF에코바이오는 2020년 순손실 22억 원을 냈다.
BGF에코바이오 대표는 홍정국 사장의 동생인 홍정혁 전무가 맡고 있다.
홍 사장은 올해 BGF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BGF그룹은 계열사 BGF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이 주력사업이다. 2020년 BGF의 매출 95% 이상은 BGF리테일에서 나왔다.
편의점사업은 한 때 연평균 매출이 20%씩 증가하는 고성장사업이었다. 하지만 현재 국내 편의점시장은 포화상태가 됐고 최근의 성장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BGF그룹은 그동안 사업 확장에 보수적이었으나 신사업 추진 등 변화의 움직임을 적극 보이고 있는 이유다.
홍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서도 신사업의 성공은 중요하다.
홍 사장은 2020년 11월 BGF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BGF리테일 등기임원에도 선임되며 막대한 책임과 권한을 받았다. BGF그룹 오너가 가운데 BGF와 BGF리테일 등기임원에 모두 이름을 올린 사람은 홍 사장이 유일하다.
홍 사장이 보유한 BGF 지분도 10.33%로 아버지 홍석조 BGF그룹 회장 다음으로 많다.
BGF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홍 사장이 경영능력도 입증한다면 그룹을 잡음 없이 물려받을 명분까지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신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이를 홍 사장이 이뤄낸 것으로 부각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BGF에코바이오는 향후 홍정국 사장과 홍정혁 대표의 경영권을 나누는 데 핵심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홍정혁 대표는 BGF 지분을 0.03%밖에 보유하지 않고 있지만 BGF에코바이오 지분을 16.7%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차원에서 홍정혁 대표가 이끄는 BGF에코바이오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줘 외형을 키운 뒤 계열분리를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BGF리테일은 올해 3월 국내 편의점업계 최초로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등 친환경에 힘을 쏟으며 BGF에코바이오와 시너지를 낼 부분을 찾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BGF에코바이오를 통한 BGF의 신규사업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생분해성 PLA(옥수수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재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주요 유통사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면서 관련 수요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BGF그룹은 주력 계열사 BGF리테일을 통해서도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태양력 발전업, 의약품 의료용품 의료기기 도·소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새롭게 추가했다.
BGF리테일은 국내 30여 곳의 물류센터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 뒤 전기를 생산해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 연구원은 “BGF는 자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신규사업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 매각 등 성장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BGF가 단순한 지주사를 넘어 성장 모멘텀을 장착하고 있는 만큼 BGF의 변화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