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22일 서울 마포구 H-PULSE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ESG 중장기 추진목표 '2030&60'과 '제로&제로' 선언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
하나금융그룹이 'ESG금융 60조 원' 등 ESG경영의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선포했다.
함영주 부회장이 ESG부회장을 맡아 그룹 ESG경영의 뒤를 받친다.
하나금융그룹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H-PULSE에서 하나금융그룹 ESG 중장기 추진목표 선언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정태 회장과 함께 함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2030년 ESG금융 60조 원, 2050년 탄소배출 제로 등 중장기 ESG경영목표를 발표했다.
김 회장은 “2021년을 하나금융그룹의 ESG 경영 원년으로 공표하고,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의 ESG금융 목표액 60조 원은 앞서 KB금융그룹이 발표한 ESG상품·투자·대출 목표 50조 원과 신한금융그룹이 제시한 친환경 금융지원 계획 30조 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ESG경영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여겨지며 금융권과 재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ESG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신용평가기관들도 ESG경영을 중요한 평가지표로 삼기로 하면서 ESG경영계획을 수립하는 곳이 늘고 있다.
김 회장은 3월 하나금융지주 조직을 개편해 ESG부회장을 신설하고
함영주 부회장에게 그룹의 ESG경영을 총괄하도록 했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ESG경영을 전담하는 부회장을 두는 곳은 하나금융지주가 유일하다.
하나금융은 ESG 관련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이사회에 설치하고 사회가치팀을 ESG기획팀으로 개편하는 등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ESG 중장기 추진목표까지 새로 제시하면서 'ESG경영 원년'을 선포한 터라 함 부회장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함 부회장 개인으로서도 ESG경영 성과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크다. 김 회장의 임기 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올해로 만 69세인데 내부규범상 더 이상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부터 꾸준히 김 회장의 후계자로 거명돼 왔다. 현재도 다음 회장후보 1순위로 여겨지고 있기에 1년 동안 ESG부회장으로서 성과가 매우 중요하다.
김 회장과 함 부회장이 ESG 경영활동의 초점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소통에 맞추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MZ세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뚜렷하면서도 사회·환경이슈에 민감해 ESG경영에 관심이 많다. 김 회장과 함 부회장은 ESG경영 홍보효과를 높이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이들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대학생 대상 스마트 홍보대사를 모집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그룹의 ESG경영을 홍보하고 MZ세대와 소통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ESG경영목표 선언식을 서울 홍익대 앞에서 연 것 역시 소통의 맥락이다. H-PULSE는 홍익대 정문 앞에 위치해 다양한 문화행사와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장소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하나그룹의 ESG 중장기목표를 미래세대와 함께 이뤄나가겠다는 취지로 행사장소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