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는 2019년, 2020년에 각각 15.39%, 13.7% 등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다.
한국투자공사의 2020년 수익률은 10% 안팎으로 추정되는 국민연금이나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정부 연기금(NBIM)의 수익률 웃도는 수치다.
수익률 상승에 힘입어 한국투자공사의 수입은 2019년과 2020년에 47조 원을 넘었다. 한국투자공사 전체 누적수익의 60%가 최근 두 해 동안 벌어들인 셈이다.
한국투자공사의 운용자산 규모는 2020년 말을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0조 원을 넘었다.
최 사장이 한국투자공사의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데는 부서를 넘어 공사 전체의 절대수익 추구 등 성과주의로 조직문화를 혁신한 것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사장은 한국투자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한국투자공사의 자산운용역들이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각자 자신의 투자영역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변화를 줬다.
최 사장은 2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취임 당시 한국투자공사의 상황을 놓고 “2018년에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각자 자기 부서의 장사만 챙기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필요하다면 자산 배분비중도 바꾸고 부서끼리 전략을 공유해 국부의 절대적 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한 것이 효과를 냈다”고 말한 바 있다.
성과평가의 결과에서도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성과급이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날 정도로 바꿨다.
자산운용역들의 운용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함은 물론 유능한 자산운용역이 계속해서 한국투자공사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투자공사가 공기업인 만큼 보수나 승진 등에서 민간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커서 우수한 인재가 빠져나가는 문제를 극복해 보려는 최 사장의 노력이기도 하다.
최 사장은 한국투자공사 내 우수 운용역을 붙잡아 두기 위한 노력을 놓고 2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밖에서 잡아당기는 힘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조직 내에서 밀어내는 힘이 약해지게 만들려면 공공기관이라는 제약 요인에서도 성과에 바탕을 둔 보상체계를 많이 강화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한국투자공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를 기반으로하는 보수체계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등 노력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2월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어 담당부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기존 인재가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성과에 바탕을 둔 보수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른 자산운용사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투자경험과 교육훈련 기회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다음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사장직을 유지한다. 현재 최 사장의 후임 인선을 놓고는 진승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보궐선거 이후 개각과 후속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투자공사 사장 인선까지도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 관가의 분석이다.
최 사장은 2019년에 금융위원장 교체에 따른 금융권 인사의 연쇄이동에서 수출입은행장 후보로 거명된 바 있다.
최 사장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G20기획단장, 국제금융협력국장,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 30년 넘게 굵직한 국제금융 관련 업무를 맡아 온 국제금융 전문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